광주FC “최고 예우로 이정효 감독 잡겠다”
2025년 12월 09일(화) 20:45
아시아무대 돌풍·K리그 흥행 이끈 ‘정효볼’…재계약 총력에도 거취는 여전히 ‘안갯속’

광주FC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코리아컵 준우승을 이끈 이정효 감독의 재계약을 위해 나섰다. 지난 6일 전북현대와의 코리아컵 결승에서 선수들을 지켜보는 이정효 감독. <광주FC 제공>

광주FC의 ‘공개 구혼’에 이정효 감독이 응답할까?

광주는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시민구단의 재정적 한계에 속에서도 최고의 예우를 할 것”이라며 이정효 감독과의 재계약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지난 4년 팀을 이끌면서 몸값이 치솟은 이정효 감독에 대한 특급 대우를 약속한 광주는 팀 경쟁력을 위한 근본적인 노력 의지도 표명했다.

구단은 “국내를 넘어 아시아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팀으로 도약할 수 있게 자본력 있는 국내외 후원사 유치에 전력을 다하고, 지역 축구 뿌리의 중요성에 공감하면서 광주FC의 성장이 지역 축구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역 축구협회와 대학과의 상생 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재정적인 지원은 물론 이정효 감독이 자신의 축구 철학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바닥도 다지겠다는 게 광주의 의지다. 광주는 올 시즌 현장 중심의 시스템 구축을 위해 조직 개편에 나서 선수운영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광주가 뜨거운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는 이정효 감독의 존재감과 영입 경쟁 때문이다.

광주FC의 역사는 이정효 감독 전·후로 나눌 수 있다.

이정효 감독은 사령탑 첫해였던 2022년 K리그2 ‘우승 감독’이 됐다. 놀라운 질주로 K리그2 역대 최다 승점(86점)으로 우승을 확정한 이정효 감독은 K리그1에서도 실력 발휘를 했다.

2023시즌 광주는 정규시즌 3위 자리에 오르면서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을 작성했다. 축구전용구장 매진 사례가 펼쳐지기도 하는 등 이정효 감독은 ‘야구 도시’ 광주에 ‘축구 바람’을 일으켰다. 그리고 광주는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거머쥐면서 아시아 무대에도 진출했다.

결과는 K리그 시도민 구단 첫 8강 진출이었다. 유일한 K리그팀 8강 생존자이기도 했던 광주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알 힐랄을 상대로 승부를 펼쳤다.

지난해 광주의 코리아컵 첫 4강 진출을 이뤘던 이정효 감독은 올 시즌에는 결승전까지 팀을 끌어올렸다.

결과는 ‘K리그1 우승팀’ 전북현대와의 연장승부 끝에 아쉬운 1-2패배였지만 아챔, 코리아컵에서 광주의 힘을 보여줬다. 리그에서도 파이널B 그룹의 가장 높은 자리인 7위를 차지하면서 3년 연속 K리그1 잔류도 이뤘다.

주축 선수들의 이적과 부상이 이어진 가운데 만든 성과라는 점에서 이정효 감독의 가치가 더 빛난다.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도 극적이었다.

이정효 감독은 ‘팬들을 위한 경기’를 강조하면서 일단 공격을 주문한다. 선수들은 이정효 감독의 전술에 맞춰, 팬들에게 응답하기 위해 경기 내내 쉴 새 없이 뛰면서 골대를 두드렸다.

이정효 감독의 축구 열정이 만들어낸 놀라운 역사들이다. 이정효 감독은 밥 먹는 시간도 아끼면서, 날을 새어가면서 전술 공부를 하고, 이를 선수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직접 영상 편집을 하기도 한다.

이런 열정 덕분에 이정효 감독의 축구를 직접 체험하기 위해 광주행을 타진하는 선수들이 줄을 섰다. ‘정효볼’을 통해 기량이 만개해 제2의 축구 인생을 여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이정효 감독은 광주의 최고 슈퍼스타이기도 하다. 거침없는 말과 행동으로 화제를 몰고 다니면서 이정효 감독은 K리그의 히트 상품이 됐다.

최고의 시즌을 보낸 광주는 최악의 변수 속 만만치 않은 2026시즌을 앞두고 있다.

구단의 행정 실수로 발생한 FIFA 연대기여금 미납 사태 징계로, 광주는 내년 상반기 선수 등록을 할 수 없다. ‘주장’ 이강현과 올 시즌 처음 ‘태극마크’를 단 변준수의 김천상무 입대 등 선수 유출도 이어질 전망이다.

사실상 원점에서 다시 판을 짜야 하는 광주로서는 ‘사령탑 수성’이 내년 시즌 준비를 위한 최우선 과제가 됐다.

광주의 이런 적극적인 공세에도 이정효 감독의 거취는 불투명하다. 광주에서 많은 것을 이룬 이정효 감독은 늘 성장과 발전을 꿈꾸는 사람이다. 구단의 공언에도 시민구단의 한계도 있는 만큼 이정효 감독의 고심은 깊어질 전망이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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