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시장 선거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공약 경쟁
2026년 03월 09일(월) 20:20
데이터센터·반도체 산업, 전력 확보가 글로벌 기업 입지 결정 척도
강기정·이개호·신정훈·민형배·주철현 후보, 파격 조건 앞다퉈 제시

/클립아트코리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선거판에서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가 첨단 기업 유치의 성패를 가를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막대한 전력을 24시간 소비해야 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초정밀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 확보가 글로벌 앵커 기업들의 입지를 결정짓는 최우선 척도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예비후보들은 지역이 보유한 풍부한 신재생에너지를 강력한 무기로 내세우며, 파격적인 전기값 인하와 전담 공공기관 신설을 뼈대로 한 핵심 공약들을 앞다퉈 쏟아내고 있다.

전국 지자체 간 신산업 유치전이 날이 갈수록 과열되는 가운데, 전력 비용 절감 정책이 통합특별시의 미래 산업 경쟁력을 판가름할 핵심 뇌관이 된 셈이다.

통합시장 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강기정 광주시장은 9일 기자회견에서 첨단 기업 유치를 위한 최고의 인센티브로 주저 없이 ‘에너지’를 꼽으며 차별화된 전략을 내비쳤다.

강 시장은 삼성 등 대기업과 투자 협의를 깊이 있게 진행해 본 결과, 산업용 전기료 지원이 기업 측의 가장 절실한 요구 사항이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발전소 소재지에 더 저렴하게 전력을 공급하는 이른바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가 5월경 정부 입법을 통해 현실화되면, 발전량이 풍부한 전남광주가 타 시도에 비해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민형배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킬로와트시(kWh)당 100원대 전기요금 공약을 내놨다.

민 의원은 “현재 170원에서 180원을 오르내리는 값비싼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 구조로는 굴지의 다국적 기업 발길을 돌리기에 역부족”이라고 지적한 뒤 “해상풍력과 태양광 등 막대한 지역 자원에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을 결합해 발전 원가를 대폭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 과정을 지휘하는 컨트롤타워인 ‘전남광주전력공사’를 신설해 기업과 직접 전력구매계약을 맺는 주도적 역할을 부여하겠다고 공약했다.

신정훈 의원은 앞서 이보다 10원 더 파격적인 90원대 초저가 전력 공급 체계 구축을 핵심 1호 공약으로 내걸며 맞불을 놨다.

신 의원장은 3305㎡(100만평) 규모에 달하는 RE100(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 전용 산업단지 네 곳을 조성해, 단지당 1000개 이상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그 역시 분산된 에너지를 통합 관리하고 기업 직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전남광주 에너지공사’ 설립을 필수 과제로 꼽았다.

주철현 의원 또한 ‘전남광주 신재생에너지공사’를 앞세워 친환경 생태계 선점에 가세했다. 산발적으로 흩어진 발전 자원을 결집해 대규모 전력 소비처와 튼튼하게 연결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막대한 수익을 전기요금 감면이나 지역 화폐 형태의 에너지 기본소득으로 고스란히 환원하겠다는 선순환 경제 구조를 제안했다.

이개호 국회의원 역시 별도 성명을 통해 완벽한 RE100 달성 조건을 두루 갖춘 전남이야말로 반도체 생산의 최적지라며 남해안권 집중 육성론에 힘을 실었다.

전문가들은 쏟아지는 공약 경쟁이 실제 산업 지형의 변화로 이어지려면 치밀한 실행력이 담보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순형 동신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수도권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획기적인 수준의 요금 인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행정통합으로 확보될 20조 원 규모의 막대한 지원 예산을 단기적인 인프라 구축에 낭비하지 말고, 에너지 전문 공공기관에 재투자하는 항구적인 구조를 확립해야 지속 가능한 재정 자립과 폭발적인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도선인 기자 suni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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