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열자” “아직 아니다”…무안공항 재개항 ‘엇갈린 외침’
2026년 03월 09일(월) 19:30
유족들, 유해 추가 발견에 정부 규탄…개항 반대 여전
지역 여행·관광업계 “더이상 못 버틴다” 답답함 토로

9일 12.29무안공항제주항공여객기참사유가족협의회가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참사 수습 실패와 진실 방임에 대한 국가 책임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12.29무안공항제주항공여객기참사유가족협의회 제공>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뒷수습 과정에서 희생자 유해 추정 물체가 추가 발견되면서 ‘무안공항 재개항’ 논의가 본격화되기는 커녕, 장기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도 “당분간 무안공항 재개항은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유가족들은 정부가 현장 수습을 미흡하게 해 불신을 자초했다며, 무안공항 개항에 앞서 제대로 된 사고 원인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 무안공항 폐쇄 이후 1년 넘게 생계 위협을 받아 온 여행·관광업계<광주일보 2025년 11월 28일 6면 등>도 “재개항과 원인규명을 별개로 할 수는 없느냐”고 호소하고 있다.

◇“무안공항 재개항 반대”=12·29무안공항제주항공여객기참사유가족협의회(이하 협의회)는 9일 오전 11시께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기 전까지는 무안국제공항을 재개항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국토부는 사고 발생 15일 만인 지난해 1월 15일에 ‘잔해 수습 99% 완료’라고 공식 발표했으나 최근 재조사 과정에서 미처 못 발견했던 유해가 계속 발견되고 있다”며 책임자 처벌도 요구했다.

앞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와 전남경찰청은 지난달 12일부터 지난 6일 사이 무안공항에서 사고기 잔해 재조사를 벌여 희생자 유해 1점과 유해 추정 물체 8점, 휴대전화 4개 등 유류품 648묶음을 추가 발견했다. 유해 등은 사조위 등이 사고 직후 사고기 잔해를 수습한 뒤, 핵심·주요 부품과 유해를 추려내고 남은 잔해들을 보관하던 톤백(마대자루) 안에서 나왔다.

유가족들의 반발로 무안공항 재개항 시점은 다시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장에서 발견된 대형 봉투 648묶음 분량의 유류품에 더불어 휴대전화 4대에 대한 조사까지 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대로면 우리도 죽는다”=무안국제공항 재개항을 손꼽아 기다리던 지역 여행·관광업계에서는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을 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광주 지역 여행사인 ‘고고투어’ 정행란(여·50) 대표는 “유족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여행업계 사람들이 다 죽게 생긴 것도 현실”이라며 “국가공항을 무작정 장기 방치할 것이 아니라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무안공항을 빨리 (재)개항해야 한다. 유가족 협의를 포함한 재개항 논의를 신속히 진행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전남도가 무안공항 개항준비팀을 꾸리고 “오는 7월까지 재개항하는 것을 목표로 유가족 등과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다시 재개항 일정을 기약할 수 없게 됐다는 걱정 때문이다.

순천 하나관광 직원 오광묵(58)씨는 “재개항 소식이 들려서 환영했는데, 국가가 하고 싶다해도 유가족이 반대하니 ‘손 쓸 도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개항은 개항대로 하고, 사고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은 따로 하면서 ‘투 트랙’으로 양 측이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부는 유가족의 반대가 있는 한, 지금으로서는 무안공항 재개항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는 시점이 못 된다는 입장이다.

박재현 국토부 항공정책과 총괄관리팀장은 “항공사나 주류 여행사들이 올해 국토부에 운항 신청조차 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활주로 확장 공사도 시작하지 못했고, 유가족들의 요구로 로컬라이저도 현장 보존 중이라 시설 개선이 하나도 이뤄지지 않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유가족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당분간 무안공항 재개항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준원 기자 jwpak2@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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