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시대 ‘짠내 생활’...구내식당 찾아 ‘런치런’
2026년 03월 09일(월) 19:55
대학 학식, 주민·직장인 몰리고
지자체 구내식당 긴 대기줄
일부 메뉴 품절에 예약제 운영도

9일 오전 11시께 전남대 1학생회관에서 학식을 먹으려는 학생들이 식권을 구입하고 있다.

고물가에 고유가, 고금리 등이 겹쳐 점심 한 끼 사먹기도 팍팍한 시대에, ‘가성비 한 끼’를 찾는 발걸음이 광주·전남 지역 대학 학생식당과 지자체 구내식당으로 몰려 ‘런치런’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식당가 한 끼 식사 가격이 1만원에서 2만원대까지 넘나들자 그 절반 수준에 끼니를 해결하겠다며 직장인부터 인근 주민들이 대학 학생식당과 구내식당에 줄을 서고 있는 것이다.

전남대의 경우 오전 11시가 되기 전부터 식권을 끊고 기다리는 이용객들로 북적였다.

1학생회관은 한식, 일품, 석식, 샐러드 메뉴를 모두 5500원에 이용할 수 있어 식당 앞에는 학생뿐 아니라 인근 주민, 공무원들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문을 연 지 40여분 만에 샐러드 메뉴가 매진됐고 낮 12시를 넘기자 일품 메뉴도 모두 동이 났다.

광주 북구의회 직원 박재홍(57)씨는 “요즘처럼 물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선 점심 한 끼도 고민을 많이 한다. 학식을 이용하면 식비가 절반 가까이 줄어드니 조금이라도 아끼려는 마음에서 학식을 먹는다”고 말했다.

이날 전남대 인근에서 전기공사를 하던 김대민(41)씨도 “밖에서 점심을 먹으면 한달에 식비가 20만원이 드는데, 학식을 먹으면 10만원은 아낄 수 있다”고 했다.

같은 날 광주시 동구 조선대 공과대학 인근 입석홀 학생식당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개장 시간인 오전 11시30분 이전부터 학생들이 하나둘 모여들더니 낮 12시가 되기도 전에 식당 내에 빈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대학뿐 아니라 지자체 구내식당도 점심시간이면 긴 대기줄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최근 점심 시간만 되면 구내식당에 공무원뿐 아니라 식사를 하려는 인근 주민과 직장인들이 몰려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특히 전남도의 경우 당초 450명 수준이던 하루 식수인원은 지난해 말부터 600명 수준으로 확대됐다. 전남도청 구내식당의 식사 가격은 4500원으로, 운영 형태가 위탁에서 직영으로 바뀌면서 직원들 반응이 좋아진 것도 있지만, 저렴한 가격이 한 몫하고 있다는 게 전남도 설명이다. 전남도 구내식당에는 인근 기관 직원들까지 찾아올 정도다.

전남대 제2학생회관 학생식당 운영자는 “지난해 초보다 하반기 들어 식자재 가격이 약 30% 상승해 부담이 크다”며 “식자재 낭비를 줄이려고 지난해 10월부터 예약제를 도입하는 등 운영 여력을 ‘쥐어짜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조선대 입석홀 학생식당도 지난해 말 운영비 부담으로 직원 1명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었다.

백경호 전남대 경제연구소 전임연구원은 “식비는 양이나 횟수를 줄이기 어려운 비탄력적 항목인 만큼, 지출을 줄이려다 보니 가격 인상이 억제되는 학생·구내식당 인기가 높아지는 모양새”라며 “경기 침체 속에 시민들도 점차 가격에 민감해지면서 식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대체 식당을 찾으려는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했다.

/글·사진=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윤준명 기자 yoon@kwangju.co.kr

/김혜림 기자 bridge@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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