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보증사고 폭증 빨간불 켜진 광주·전남
2024년 09월 24일(화) 00:00
최근 건설 경기가 얼어붙으며 자금난에 빠진 건설사들이 세입자에게 임대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보증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보증사고 세대의 절반가량이 광주·전남지역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역 경제에 적신호가 켜지는 등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복기왕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 전국에서 총 3760건의 민간임대아파트 보증사고가 발생했는데 이 중 44.1%(1660세대)가 우리 지역으로 확인됐다.

건설사가 주택도시기금으로부터 건설비용을 조달받아 지은 민간아파트는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로 최장 10년까지 의무 임대를 놓도록 해 서민들에게 인기가 있다. 하지만 최근 보증사고가 잇따르면서 건설사로부터 보증금을 돌려 받지 못한 입주민은 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 보험을 통해 보증금을 돌려받기까지 수개월 동안 이사를 못 하거나 새집 계약금을 낼 돈을 구하지 못하고, 특히 이중으로 대출 이자를 내가며 새집 중도금을 갚는 피해 등을 호소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보증사고가 영세건설사가 많은 광주·전남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는 민간임대아파트 사업을 통해 주택도시기금을 받아 부족한 공사비를 충당하고 저렴한 임대료로 입주민을 확보해온 광주·전남지역의 건설사들이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자 자금난과 보증사고에 휘말리고, 신용등급 또한 낮아지는 이중고를 겪는 상황이라고 분석한다.

잇단 보증사고로 지역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위기상황인 만큼 정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는 보증금을 오랜 기간 돌려 받지 못해 피해를 보는 입주민이 없도록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함은 물론 주택도시기금을 건설사에 내주기 전 꼼꼼한 심사를 거쳐 사고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전력을 기울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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