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벼멸구 피해 농업재해로 인정못해…전남도 건의 불수용
2024년 09월 23일(월) 17:15
전남도 피해면적 1만 9603㏊
인삼 잎줄기 마름 피해는 인정
정부가 지속적 폭염(고온)으로 발생한 벼멸구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농민들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전남도는 다른 시·도와 함께 국회를 중심으로 공동 대응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다만, 정부는 전남도에서 함께 건의했던 인삼 잎·줄기 마름(고사) 피해에 대해서는 농업재해로 인정했다.

23일 전남도에 따르면 농림수산식품부는 장기간 지속된 폭염(고온)으로 인한 벼멸구 피해를 농업재해대책법 등에 따른 농작물재해로 인정해달라는 전남도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농림부는 벼멸구 피해가 발생했지만 방제가 가능한 점 등을 들어 농업재해로 인정하지 않은 전례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는 그러나 평년 피해 면적(3876㏊)보다 훨씬 넓은 지역에서 발생한데다, 지난 7월 21일부터 8월 31일까지 폭염일수(23.1일)가 평년보다 16일이나 길고 평균기온(28.5도)도 평년보다 2.2도가 높은 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폭염에서 비롯된 고온건조한 날씨가 벼멸구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으로, 이로인한 벼멸구 피해면적도 지난 22일 기준 1만 9603㏊에 달한다는 게 전남도 설명이다.

정부가 농업재해를 인정하지 않기로 하면서 수확을 앞둔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질 전망이다.

시·군별로 고흥(2667㏊)이 가장 많고 해남(2554㏊), 보성(1988㏊), 장흥(1776㏊), 무안(1500㏊) 등의 순으로 벼멸구 피해를 입었음에도, 현재로서는 별다른 보상을 받을 수 없어 반발도 예상되고 있다.

현재 쌀값도 폭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산지 쌀값은 지난 15일 기준 17만 4904원(80㎏)으로 지난달 5일 가격(17만 5368원)보다 464원(0.7%) 떨어진 상태로, 지난 2022년 9월 25일(15만 5016원)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5년 중 최고값과 최저값을 제외한 3년 평균가격인 평년가격(19만 1022원)과 비교하면 무려 8.4%(1만 6118원)나 떨어졌다. 20㎏짜리로는 4만 3726원 수준이다.

전남도는 그러나 벼멸구 피해와 함께 건의했던 인삼 잎·줄기 마름 피해에 대해서는 농작물재해로 인정돼 오는 25일부터 피해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전남에서는 영암(68㏊), 해남(42㏊), 나주(19㏊), 영광(5.7㏊) 등 135㏊에서 폭염으로 인해 인삼 잎·줄기가 말라주는 피해가 속출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농업인의 어려움을 감안, 벼멸구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다른 지역 시·도와 공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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