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복 세탁소 호응…“우리 산단에도 설치해 주오”
2024년 09월 19일(목) 20:15
‘운영 4년째’ 하남산단 광주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 ‘光클리닝’
2021년 1만2365장→올 상반기 4만1981장으로 이용 급증
타 산단은 ‘그림의 떡’…“노동자 편의 위해 산단 곳곳 설치를”
광주시 “2호점 개소도 좋지만 다른 산단 배달 확대가 현실적”

하남산단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에서 직원들이 세탁된 작업복을 정리하고 있다. <전남노동권익센터 제공>

광주시 광산구 하남산업단지 내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 ‘光클리닝’이 문을 연지 3년만에 세탁량이 5배 가량 늘었다.

다만 현재 하루 세탁량이 최대수용량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어, 세탁소 추가개설과 활성화를 위해서는 산단 사업주들의 의지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광주시에 따르면 2021년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光클리닝에서 세탁된 노동자 작업복은 15만 6952벌에 달한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설립 당시 1만 2365장(하루 평균 77장)에 그쳤던 세탁수량은 2022년 3만 9142장(163장), 2023년 6만 3464장(260장)으로 매년 증가했다.

올해는 7월까지 기름때 등이 묻은 노동자 작업복 4만 1981장(274장)이 이곳에 맡겨졌다.

기름때, 유해물질 등이 묻어있는 작업복은 일반 세탁소에서는 받아주지도 않고, 작업복에서 흘러나온 유해물질이 식구들 옷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노동자들은 항상 걱정이 앞섰다.

이에 김해·창원·부산에 이어 전국에서 4번째로 광주에서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가 문을 열게 됐다.

매년 세탁량이 2배 가량씩 증가하고 있지만 광주보다 뒤늦게 시작한 전남은 1년 새 2곳의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가 추가로 문을 연 반면 광주는 1호점에 그치고 있다는 점에서 노동계의 아쉬움은 크다.

광주지역 11개 산단 중에 하남산단에만 설치돼 다른 산단에서는 이용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다.

반면 여수산단과 영암산단에 이어 올해 10월에는 순천 율촌·해룡산단(조례동 근로복지문화센터)에 3호점이 문을 연다.

세탁소 확충을 염두에 둔 광주시의 고민도 깊다.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는 지역민과 환경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는 점에서 광주시는 빛그린산단 노사동반산단지원센터 내에 2호점 문을 열 계획을 갖고 있었지만 1호점의 이용자 수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보류했다.

하남산단에는 총 2만 1000여명의 노동자가 일을 하고 있지만 현재 광주시 노동자 세탁소 세탁량은 하루 평균 300장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또 1호점은 하루 최대 1000장가량 가능하지만 이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한 이유다.

광주시 관계자는 “아직까지 최대 사용량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2호점 개소보다는 1호점의 세탁배달을 확대하는 방안이 나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계는 사업주들의 지원이 더 절실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춘추복과 하복은 각 400원, 동복과 특수복은 각 800원으로 세탁비가 저렴하지만 매일 노동자가 전체 비용을 내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점에서다.

실제 현재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 이용시 노동자의 비용 부담은 각 공장별로 상이하다는 것이 노동자들의 설명이다. 업주가 일정 수준 비용을 부담하는 복지 차원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세탁소 이용 역시 사업주의 의지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 개소에 앞장서 온 문길주 전남노동권익센터장은 “노동자 세탁소는 노동자들의 복지와 건강권 차원에서도 아주 중요하다. 노동자 조식지원센터가 하루 수요 300명밖에 되지 않는데도 2호점까지 열었듯 노동자 세탁소도 광주지역 산단 곳곳에 설치될 필요가 있다”며 “노동자들을 고려해 사업주들이 노동자 세탁소 활성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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