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 12기 리더스아카데미-탐험가 김현국 ‘나는 바이크 타고 시베리아에 간다’ 강연
2024년 09월 11일(수) 19:05
“광주~유라시아 대륙횡단 여행자에 도움 주고파”
세계 최대 탐험단체 정회원
블라디보스토크~모스크바
바이크·소형차로 6차례 횡단
가상세계 유라시아 횡단 위한
게임·증강현실 아바타 제작 중

김현국 (사)세계탐험문화연구소 대표가 지난 10일 광주시 서구 치평동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 제12기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에서 ‘나는 바이크 타고 시베리아에 간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우리 아이들이 아빠 차를 타고 함께 바이칼 호수에서 낚시를 하고 오고, 청년들이 시베리아를 횡단해 발트해에서 윈드서핑을 하고, 우리가 직접 차를 운전해 유라시아의 북극권에서 오로라는 보고 오는 일, 생각만 해도 시원하지 않습니까!”

바이크와 소형 SUV를 몰고 여섯 차례 유라시아대륙 횡단에 성공한 탐험가 김현국이 지난 10일 라마다 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 제12기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 강단에 섰다. (사)세계탐험문화연구소 대표이기도 한 그는 이날 ‘나는 바이크 타고 시베리아에 간다’를 주제로 유라시아대륙과 맺어온 29년의 인연을 하나하나 소개해 나갔다.

“탐험가로서 제가 하고 있는 일은 한반도에서 대륙으로 연결된 길에 대한 자료를 반복적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쉽게 표현하자면 광주에서 출발해 시베리아를 거쳐 암스테르담에 이르는 유라시아 대륙횡단 도로에 대한 자료를 만드는 것이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라도, 그리고 당장이라도 일상에서의 이동 수단을 이용해 한반도로부터 확장된 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20대이던 1996년부터 유라시아 대륙 횡단에 열정을 쏟아왔던 그는 이후 2001년, 2014년, 2017년, 2019년, 2023년까지 모두 여섯 차례 대륙횡단을 마쳤다. 시작은 모터사이클이었다. 시베리아의 대자연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밀크커피 한 잔을 꿈꾸던 가난한 대학생이었던 그에게 어느날 즉석복권 당첨이라는 행운이 찾아왔다. 당첨금으로 구입한 모터바이크와 함께 러시아에 첫 발을 내딛었다.

사회주의 국가로의 여행길은 녹록지 않았다. 모터바이크 수출입 증명서를 떼는 것부터 시작해 이동 통제는 기본에 곳곳에서 경찰 검문에 시달렸고 자갈투성이 산길과 질퍽거리는 진흙땅에서는 바이크를 타고 가는 시간보다 메고 가는 시간이 더 많았다. 이같은 여러 에피소드는 가수 김원중이 만든 노래 ‘나는 바이크 타고 시베리아에 간다’에도 등장한다.

다섯 번째 도전길이었던 2019년에는 업그레이드 된 자료를 만들 수 있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전 구간의 도로 포장이 이뤄지면서 휴게소와 정비소, 샤워장과 숙소까지 관련 인프라 시설 자료들이 하나 둘씩 업그레이드 됐다.

그 해에는 뉴욕에 있는 더 익스플로러스 클럽(TEC)으로부터 정회원으로 승인되기도 했다. TEC는 세계 최대 탐험단체로 남극점의 아문센, 달 착륙의 닐 암스트롱 등이 멤버로 있었고 현재는 민간인 우주선 시대를 열고 있는 제프 베이조스, 일론 머스크 등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대표는 탐험가답게 여전히 새로운 여정에 있다. 온라인에서는 누구나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할 수 있도록 가상세계를 활용한 게임과 증강현실 아바타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오프라인에서는 유라시아라는 단어를 특화시킨 여행자 복합공간 ‘유라시아 콤플렉스’ 계획하고 있다.

“제가 하는 일은 오랜 시간동안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소외되어 왔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탐험가라는 직업은 정식 직업군에 존재하지도 않지요. 혹독한 추위와 열악한 환경의 유라시아 대륙에서 여행자가 된다는 것은 도움을 받아야 함을 의미합니다. 누구라도 언제나 도움이 필요한 여행자가 될 수 있기에 대륙에서 여행자를 돕는 일은 불문율과도 같습니다. 제가 하는 이 일들이 누구에게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한편, 오는 24일에는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불교 승려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혜민스님의 강의가 이어진다. /이보람 기자 bo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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