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건설현장 노동자 임금·근무환경 ‘열악’
2024년 09월 10일(화) 20:20
평균 월급 광주 366만원·전남 354만원…전국 평균 못미쳐
‘성취감·보람 부족’ 심하고 임금 체불 불안도 상당히 높아
성적 모욕·성차별 등 전국 최고 “근본적인 해결책 있어야”

<광주일보 자료사진>

광주·전남 건설노동자들의 한 달 월급이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근무환경도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지역 건설업 종사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성취감이 떨어지는 것은 결국 건설현장 안전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발표한 ‘2024년 건설근로자 종합생활 실태조사’를 보면 광주지역 건설노동자가 받는 현재 현장 한달 월급은 366만 5375원으로 전국 평균(394만 5160원)보다 적었다. 전남의 건설노동자는 354만 7336원으로 전국 평균과 20여만원 차이가 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부터 6월까지 최근 1년 이내 21일 이상 건설현장에서 일한 건설 노동자를 상대로 진행됐다. 광주 2만 1058명, 전남 3만 5282명의 조사단 중 112명을 추출해 조사를 진행했다.

광주·전남 건설현장 노동자들의 성취감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성취감 및 보람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광주가 45.3%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전북(38.7%)과 충북(36.1%)이 뒤이었다.

‘임금 체불이 불안하다’고 응답한 건설노동자는 광주에서 26.4%로 대전(31.1%)과 경남(26.6%)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높았다.

주휴수당을 받느냐는 질문에는 전남(37.7%)은 울산(44.4%)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응답률이 높았다. 광주(67.9%)는 ‘받지 않는다’고 답한 건설노동자가 대전(81.8%)과 제주(79.3%), 충북(68.9%)에 이어 네번째로 많았다.

‘노동 강도에 불만족한다’고 답한 건설노동자는 광주(43.4%)와 전남(39.3%) 모두 전국 평균(35.1%)보다 높았다. ‘노동시간이 지나치다’고 답한 비율은 광주가 37.7%로 전국 평균(32.4%)보다 높았고 전남은 26.2%로 평균보다 낮았다.

휴무일수에 대해서는 ‘부족하다’는 응답 비율이 전남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19.7%로 나타났지만, 광주는 전국 평균(33.7%)보다 높은 34.0%로 집계됐다.

건설 현장 위생환경에 대한 질문에서는 ‘위생이 좋지 않다’고 답한 건설노동자가 광주는 54.7% 전남은 52.5%로 모두 전국 평균(51.6%) 높아 근무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전남지역 건설 현장에서의 성적 모욕 및 성희롱, 성차별 불만족 정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광주에서 일한 건설노동자 중 ‘성적 모욕과 성희롱, 성차별 불만족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7.5%로 전국 평균(3.8%)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전남은 6.6%로 광주를 뒤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높았다.

전국 건설노동자 중 성차별을 느꼈다고 답한 비율은 남성이 3.1%, 여성이 10.1%로 여성노동자들이 3배가량 높게 느낀 것으로 집계됐고 연령대로는 30대(5.1%), 20대(4.5%), 50대(4.4%) 순이었다.

성차별 등을 당한 구직 경로는 새벽 인력시장(11.1%)이나 휴대폰 일자리 소개 유료앱(6.5%)의 비율이 높았다.

이준상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직국장은 “광주의 경우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 저가수주 경향이 있다. 그러다보니 노동자들의 월급이나 복지 삭감으로 이어져 성취감과 만족감이 떨어진다”며 “건설현장 근로환경, 복지 등은 근본적으로 노동자들의 안전문제와 불가분한 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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