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 주인공 꿈꾸는 신중년] 나이 문턱 없는 온라인서 마켓 사장님 됐습니다
2024년 09월 09일(월) 12:00 가가
<11> 온라인 상품 판매 김이수 씨
30여년 은행 재직 후 지점장으로 퇴직
재취업·투자 도전했다 번번이 실패
고용부‘국민내일배움카드’ 직업 훈련 수강
인터넷 상점 운영 등 셀러 필수 자질 배워
1년만에 하루 매출 최대 100만원 거두기도
자신감에 의지 충만…美 플랫폼 진출 목표
30여년 은행 재직 후 지점장으로 퇴직
재취업·투자 도전했다 번번이 실패
고용부‘국민내일배움카드’ 직업 훈련 수강
인터넷 상점 운영 등 셀러 필수 자질 배워
1년만에 하루 매출 최대 100만원 거두기도
자신감에 의지 충만…美 플랫폼 진출 목표
“목마른 사람이 결국 우물을 팝니다. 퇴직 전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 등에 관심을 가지면 뜻밖의 길이 보일 수 있습니다.”
30여년간 은행에서 일하고 퇴직한 김이수(62)씨는 현재 ‘온라인 상점’ 사장님이다.
보성에서 나고 자란 김씨는 30여년간 지역농협에서 성실히 일해왔다. 비교적 빨리 지점장까지 승진을 한 그는 “지역민, 조합원과 소통하는 게 좋았다”면서 “오전에 출근하자마자 술을 마시자고 하는 분들도 있었고, 그러면 얼른 막걸리를 사다주고 지역민들과 이야기 하며 힘든 점을 잘 들어주다보니 어느덧 지점장까지 하게 됐다”고 웃어보였다.
퇴직전까지 항상 성과를 인정받아왔던 그였기에 퇴직 후의 인생에도 자신이 있었다. 인생2막을 위해선 뭐든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지인의 추천으로 퇴직전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미리 따두기까지 했다. 하지만 인생 2막은 녹록지 않았다. 오히려 가혹하게 다가왔다고 그는 회상했다.
수십년간 금융업 종사 경력이나 미리 따둔 자격증은 ‘나이’ 앞에서 힘을 잃었다는 것이다. 몇군데 지원한 사회복지시설에서는 “나이가 많아 함께 일하기 힘들다”는 대답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결국 그도 퇴직금으로 인생 2막을 준비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그마저 가혹했다.
퇴직금이라는 목돈이 있어 주변의 사업투자 권유가 넘쳤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취업에 대한 기대를 접은 후 몇 가지 사업에 동참하기도 했지만 쉽지 않았다. 전기차 충전 서비스 관련 사업은 성과가 나기까지 초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 포기했고, 태양광 설비도 계약이 제대로 되지 않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퇴직 후 1년여간 이런저런 도전을 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가자 그는 자신감까지 잃었다.
그는 “스스로 쓸모없다는 기분이 들고, 어디서부터 무엇을 시작해야하는지 길을 잃은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다 그가 우연히 접한건 온라인 상점이었다. 온라인 상점은 포털사이트나 전자상거래 업체에 나만의 가게를 내는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이 필요하지도 않고 사업자 등록도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비용도 적게들고 쉽게 개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에 그는 온라인 상에 그만의 가게를 차렸다. 하지만 뭘 팔아야 할지, 운영과 광고는 어찌 해야할지 더 큰 고민에 빠졌다.
고용노동부나 정부의 교육에 눈을 돌렸고 그는 ‘국민내일배움카드’를 접했다.
국민내일배움카드는 고용노동부가 급격한 기술발전과 노동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국민스스로 생애에 걸쳐 직업능력개발훈련을 실시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다.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나 고용노동부로부터 인정받은 적합훈련과정을 수강하는 경우 5년간 300만~500만원의 훈련비 일부 또는 전액을 지원받을 수 있다.
그는 국민내일배움카드를 통해 광주시 광산구 신가동 글로벌셀러창업지원센터에서 매주 토요일 수업을 듣을 수 있게 됐다.
고용노동부 지정 훈련기관인 글로벌셀러창업지원센터는 빛고을50+센터와 함께 ‘빛나는 사회 참여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중·장년층과 경력단절 여성들을 대상으로 1인 창업, 전자상거래 전문가 양성 수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업무에 필요한 간단한 서류 작업만 할 줄 알던 그가 수업을 통해 배움을 얻고 상점 운영을 대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게됐다.
도매업체에서 ‘팔릴 만한’ 물건들을 발굴하는 선구안을 기를 수 있었고 상점에 물건 상세 설명과 함께 올려 소비자들에게 소개하는 방법도 배웠다.
1여년간 꾸준히 배우며 그의 개인 온라인 상점을 키워온 결과 이제는 어엿한 ‘셀러’가 됐다. 꾸준한 수입이 생겨나기 시작한것이다. 하루 매출이 많을 땐 100만원, 평균 30여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투자비용을 제외해도 아쉽지 않은 수준의 수입이 꾸준히 생기니, 자신감과 여유가 생겨났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판매자 페이지에 들어가 전날 판매량과 고객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 루틴이 됐다고 말한다. 주문이 들어오면 신나서 가족들에게 “오늘 20만원 벌었으니 저녁은 내가 쏠게”라고 말하기도 하고, 주문이 들어오지 않으면 하루 종일 뭐가 문제였는지 분석한다.
그는 창업지원센터를 다니면서 무엇보다 ‘사람 만날 기회’가 생겨 기쁘다고 말한다.
그동안 혼자 여러 도전을 하면서 막힐 때마다 상담을 할 곳이 마땅치 않았지만, 센터를 다니게 되면서 함께 공부하는 학생들을 만나게 되니 “이럴 땐 어떻게 하는지 아니?”하고 질문할 친구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는 “퇴직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주변에 사람이 줄어들고, 힘든 일이 생겨도 고민을 털어놓을 곳이 사라지게 되더라. 그래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더 소중해졌다”고 말했다.
미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진출까지 준비하고 있는 그는 “이제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지역 상품을 다른 지역과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판매해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돕고싶다”고 말했다.
지역농협에서 일하면서 특히 전남 지역 농수산품이 좋은 품질에도 불구하고 제값을 못받는 경우를 자주 봤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일자리가 부족한 광주·전남 지역을 위해 판로를 개척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게 그의 새로운 꿈이다.
그는 “퇴직 후 꿈을 좇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돈을 버는 게 중요했다. 퇴직 후에도 남은 인생이 너무 길기 때문이다”며 “1인 온라인 창업을 한 후 주변에 아쉬운 소리 하지 않고 스스로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을 정도의 수입이 생겼다는 게 ‘뭐든지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이 자신감을 바탕으로 도전을 거듭해 주변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30여년간 은행에서 일하고 퇴직한 김이수(62)씨는 현재 ‘온라인 상점’ 사장님이다.
퇴직전까지 항상 성과를 인정받아왔던 그였기에 퇴직 후의 인생에도 자신이 있었다. 인생2막을 위해선 뭐든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지인의 추천으로 퇴직전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미리 따두기까지 했다. 하지만 인생 2막은 녹록지 않았다. 오히려 가혹하게 다가왔다고 그는 회상했다.
퇴직금이라는 목돈이 있어 주변의 사업투자 권유가 넘쳤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취업에 대한 기대를 접은 후 몇 가지 사업에 동참하기도 했지만 쉽지 않았다. 전기차 충전 서비스 관련 사업은 성과가 나기까지 초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 포기했고, 태양광 설비도 계약이 제대로 되지 않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퇴직 후 1년여간 이런저런 도전을 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가자 그는 자신감까지 잃었다.
그는 “스스로 쓸모없다는 기분이 들고, 어디서부터 무엇을 시작해야하는지 길을 잃은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 ![]() |
| 김이수씨가 자신의 쿠팡 판매자 페이지에 들어가 전날 판매 실적을 확인하고 있다. |
오프라인 매장이 필요하지도 않고 사업자 등록도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비용도 적게들고 쉽게 개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에 그는 온라인 상에 그만의 가게를 차렸다. 하지만 뭘 팔아야 할지, 운영과 광고는 어찌 해야할지 더 큰 고민에 빠졌다.
고용노동부나 정부의 교육에 눈을 돌렸고 그는 ‘국민내일배움카드’를 접했다.
국민내일배움카드는 고용노동부가 급격한 기술발전과 노동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국민스스로 생애에 걸쳐 직업능력개발훈련을 실시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다.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나 고용노동부로부터 인정받은 적합훈련과정을 수강하는 경우 5년간 300만~500만원의 훈련비 일부 또는 전액을 지원받을 수 있다.
그는 국민내일배움카드를 통해 광주시 광산구 신가동 글로벌셀러창업지원센터에서 매주 토요일 수업을 듣을 수 있게 됐다.
고용노동부 지정 훈련기관인 글로벌셀러창업지원센터는 빛고을50+센터와 함께 ‘빛나는 사회 참여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중·장년층과 경력단절 여성들을 대상으로 1인 창업, 전자상거래 전문가 양성 수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업무에 필요한 간단한 서류 작업만 할 줄 알던 그가 수업을 통해 배움을 얻고 상점 운영을 대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게됐다.
도매업체에서 ‘팔릴 만한’ 물건들을 발굴하는 선구안을 기를 수 있었고 상점에 물건 상세 설명과 함께 올려 소비자들에게 소개하는 방법도 배웠다.
1여년간 꾸준히 배우며 그의 개인 온라인 상점을 키워온 결과 이제는 어엿한 ‘셀러’가 됐다. 꾸준한 수입이 생겨나기 시작한것이다. 하루 매출이 많을 땐 100만원, 평균 30여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투자비용을 제외해도 아쉽지 않은 수준의 수입이 꾸준히 생기니, 자신감과 여유가 생겨났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판매자 페이지에 들어가 전날 판매량과 고객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 루틴이 됐다고 말한다. 주문이 들어오면 신나서 가족들에게 “오늘 20만원 벌었으니 저녁은 내가 쏠게”라고 말하기도 하고, 주문이 들어오지 않으면 하루 종일 뭐가 문제였는지 분석한다.
![]() ![]() |
| 광주시 광산구 신가동 글로벌셀러창업지원센터에서 국민내일배움카드를 통한 전자상거래 전문가 양성 교육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
그동안 혼자 여러 도전을 하면서 막힐 때마다 상담을 할 곳이 마땅치 않았지만, 센터를 다니게 되면서 함께 공부하는 학생들을 만나게 되니 “이럴 땐 어떻게 하는지 아니?”하고 질문할 친구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는 “퇴직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주변에 사람이 줄어들고, 힘든 일이 생겨도 고민을 털어놓을 곳이 사라지게 되더라. 그래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더 소중해졌다”고 말했다.
미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진출까지 준비하고 있는 그는 “이제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지역 상품을 다른 지역과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판매해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돕고싶다”고 말했다.
지역농협에서 일하면서 특히 전남 지역 농수산품이 좋은 품질에도 불구하고 제값을 못받는 경우를 자주 봤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일자리가 부족한 광주·전남 지역을 위해 판로를 개척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게 그의 새로운 꿈이다.
그는 “퇴직 후 꿈을 좇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돈을 버는 게 중요했다. 퇴직 후에도 남은 인생이 너무 길기 때문이다”며 “1인 온라인 창업을 한 후 주변에 아쉬운 소리 하지 않고 스스로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을 정도의 수입이 생겼다는 게 ‘뭐든지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이 자신감을 바탕으로 도전을 거듭해 주변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