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장 식대·대관료 ‘줄인상’…예비부부·하객은 ‘울상’
2024년 09월 08일(일) 20:45
고물가·리모델링 비용 이유 광주지역 업체들 인상 예고에 지역민 우려
“축의금 얼마?” 고민 속 ‘밥 먹으면 10만원, 불참하면 5만원’ 옛말될 듯

/클립아트코리아

“‘밥 먹으면 10만원, 불참하면 5만원’이라는 결혼식 축의금 공식이 옛말이 될 수 있다.”

고물가에 광주지역 결혼식 예식장 업체들이 줄줄이 식대를 인상하거나 인상을 예고하면서 지역민들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식장 대관료까지 인상돼 결혼 성수기인 9~11월에 웨딩마치를 준비하는 예비 부부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8일 광주지역 결혼식 업계에 따르면 광주지역 웨딩홀 대부분이 물가 상승률과 리모델링 비용 등을 이유로 내년 상반기 기준으로 식대와 대관료를 인상한다.

타 웨딩홀에 비해 가격은 높지만 예비 신부들이 결혼식을 올리고 싶어하는 광주시 서구의 한 웨딩홀은 내년 초에 1인당 식대(현재 6만 5000원)를 1만원 인상하기로 했다.

광산구의 인기 웨딩홀도 요일별로 다르지만 기존 5만2000~5만9000원이던 식대를 9000원 올리기로 했다.

서구의 한 웨딩홀은 5만원대 초반이던 1인당 식대를 6만원대로 올리고 광산구의 한 웨딩홀도 5만 4000원에서 6만원으로 인상할 방침이다. 북구 한 웨딩홀도 식대가 1만원 가량 오른다.

업계에서는 식료품의 물가가 많이 오른 탓에 식대 인상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예식업계의 식비, 대관료 줄인상은 축의금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역민들은 축의금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올해 연말 회사 동료 결혼식에 갈 예정인 김윤지(여·29)씨는 벌써부터 축의금 액수를 고민하고 있다.

김씨는 “지인 결혼식은 내년, 내후년에도 계속 있을텐데 갈수록 식대 비용이 높아지면 축의금 액수를 얼마까지 높여야 할지 고민”이라면서 “축의금 들고 결혼식장에 가봐야 큰 도움이 안 될 것 같다. 차라리 식장에 가지 않고 마음만 전하는게 윈윈일까 싶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정모(36)씨는 “요즘은 식대가 많이 올라서 5만원만 내고 오면 찜찜하다”면서 “식장에서 신랑·신부 얼굴만 보고 돌아서고, 밥을 먹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결혼식장들이 식대 뿐 아니라 대관료 인상도 앞두고 있어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들의 발걸음을 무겁게하고 있다.

광주시 서구와 광산구의 웨딩홀의 경우 기존 250만원에서 450만원으로, 북구의 한 웨딩홀은 200만원에서 350만원으로 인상할 방침을 가지고 있다.

광주지역 한 결혼식장 관계자는 “웨딩홀의 경우 최신 경향을 반영하기 위해 잦은 리모델링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인건비와 물가를 생각하면 대관료를 높일 수 밖에 없다”면서 “다만 예비부부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증인원(결혼식장 최소 식사인원)까지는 늘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식대인상과 대관료 인상까지 고려하면 내년에 500만원 정도의 인상이 불가피 한 셈이다.

하지만 코로나 거리두기 해제로 예식 수요가 늘어 이미 광주지역 웨딩홀 예약은 올해 연말까지 대부분이 다 차 있는 상황이라 예비 부부들은 “지금이 가장 저렴할 때”라며 울며 겨자먹기로 1년 전부터 선계약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예비 부부들은 황금시간대(오전 11시~오후 2시)를 피해 예식을 치르거나 상담을 통해 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기본 가격이 높게 책정돼 있어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예비부부들의 호소이다.

한편, 광주시가 광주시민 2168명을 대상으로 진행(지난달 1~7일)한 ‘2040 세대가 선호하는 결혼식은?’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67.3%(1459명)가 ‘실내 웨딩홀’이라고 답했다. 결혼식장 선택시 고려하는 사항에는 하객 식사(52.4%), 가격(36.7%)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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