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에 고위험 임신부·중증 신생아 갈 곳이 없다
2024년 09월 08일(일) 20:00 가가
전남대병원 분만실 19개·신생아 집중치료실 33개 병상 포화 상태
조선대병원도 인력난…환자들 타 지역으로 이송해도 ‘수용 불가’
산부인과 기피 전공의 떠나…“무너진 분만 인프라에 언제까지 버틸지”
조선대병원도 인력난…환자들 타 지역으로 이송해도 ‘수용 불가’
산부인과 기피 전공의 떠나…“무너진 분만 인프라에 언제까지 버틸지”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공백이 장기화되면서 광주·전남 고위험군 임신부 분만과 미숙아 등 중증 신생아 등을 전담해야 할 광주·전남 상급병원 인프라가 한계에 봉착했다. 지난해 광주지역 한 산부인과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광주일보 자료사진>
의정갈등으로 의료공백이 장기화하면서 광주·전남 고위험군 임신부와 미숙아 등 중증 신생아가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들에 대한 진료와 치료는 상급병원에서만 가능하지만, 광주·전남 상급병원 두 곳 모두 병상이 포화상태고 의료진도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미 2차 병원에서는 고위험 환자들을 타 지역으로 보내고 있으며 상급병원도 전원에 나서는 등 최악의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8일 전남대병원에 따르면 전남대병원은 현재 고위험산모집중치료실(MFICU) 병상 12개와 일반분만 병상 7개 등 총 19개 병상이 운영 중이지만 모두 포화상태다.
지난달 20일부터 22개 병상이 분만 병상으로 운영되면서 한계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환자 초과로 분만대와 진통실 병상까지 분만 병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가용 병상을 모두 동원해도 환자를 수용하기 어려워 부인과 병동의 병상까지 고위험군 임신부가 입원하고 있다.
고위험군 임신부는 임신중독, 초미숙아(24~25주) 분만 임박, 양수터짐, 자궁내 감염, 태반 출혈 등의 이유로 산모와 태아에게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일반 산모에 비해 높은 산모로 임신 전·후로 특수한 관리 및 집중 치료가 필요하다. 결국, 상급 의료기관에서 환자를 돌봐야 한다.
문제는 산모집중치료실뿐만 아니라 신생아 집중치료실(NICU)까지 포화상태라는 데 있다. 전공의 부족으로 신생아를 관리할 의료진이 부족해지자 전남대병원은 지난 7월부터 45병상이었던 신생아 집중 치료실을 33병상으로 축소해 운영중이다.
이에 따라 신생아 집중치료실 33병상이 모두 꽉차 있어 고위험군 산모가 조산 등을 하는 경우 미숙아를 입원시킬 병상이 없다. 이 때문에 지역 2차 병원에서 타 지역으로 환자를 보내는 게 드물지 않은 사례가 됐다.
현재 전대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실은 전문의 1인만 상주하고 있어 다태아(쌍둥이 이상)를 동시처치가 불가능함은 물론 토요일 야간, 공휴일 주간에는 32주 미만 쌍둥이 분만도 감당할 수 없다.
고육책으로 현재 산부인과에 입원 중인 조기분만 진통 쌍둥이 임신부를 타 병원으로 전원하기로 했다. 그러나현재 전남대병원측이 조선대병원과 타 지역 상급병원에 환자 전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모두 ‘수용불가’라고 밝혀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인근 조선대병원도 분만실 병상이 3개뿐이다. 이는 분만담당 의료진 인력난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조선대병원의 경우 산과 교수 ‘2명 근무체제’여서 이들이 야간 당직을 서지 않으면 오후 5시까지만 분만이 가능하다.
전남대병원의 경우 일부 전공의가 산부인과에서 근무하고 있고, 2명의 산과 촉탁의(계약직)가 있지만 조선대병원에는 산부인과에 남은 전공의가 한 명도 없고 촉탁 의료진도 없다. 조선대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실에도 비상 경보등이 켜진 상태다. 병상 20석 중 6석의 여유가 있지만, 의료진이 부족해 신생아를 추가로 받을 수 없는 실정이다.
고위험 임신부와 미숙아 등의 마지막 보루인 광주·상급병원이 한계에 봉착함에 따라 광주·전남지역 환자들은 결국 타 지역으로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눈 앞에 온 것이다. 낮은 의료수가 등으로 산부인과를 기피하거나 지망하는 의료인력이 배출되지 않는데다 그나마 있던 전공의들이 의료파업으로 모두 현장을 떠났기 때문이다.
지역 산과 교수들은 “특히 추석명절과 연휴에 고위험군 분만수술 환자가 발생하면 돌볼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일부 교수들은 “‘혹시 위험해지면 전원할 곳이 없으니 스스로 위험한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무리하지 말라’는 당부 아닌 당부를 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광주지역 상급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광주·전남지역 산부인과 인프라가 붕괴되고 있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면서 “의사들이 최선을 다해 분만 현장을 지키겠지만 무너지는 분만 인프라를 재구축하는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이들에 대한 진료와 치료는 상급병원에서만 가능하지만, 광주·전남 상급병원 두 곳 모두 병상이 포화상태고 의료진도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미 2차 병원에서는 고위험 환자들을 타 지역으로 보내고 있으며 상급병원도 전원에 나서는 등 최악의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22개 병상이 분만 병상으로 운영되면서 한계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환자 초과로 분만대와 진통실 병상까지 분만 병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가용 병상을 모두 동원해도 환자를 수용하기 어려워 부인과 병동의 병상까지 고위험군 임신부가 입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생아 집중치료실 33병상이 모두 꽉차 있어 고위험군 산모가 조산 등을 하는 경우 미숙아를 입원시킬 병상이 없다. 이 때문에 지역 2차 병원에서 타 지역으로 환자를 보내는 게 드물지 않은 사례가 됐다.
현재 전대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실은 전문의 1인만 상주하고 있어 다태아(쌍둥이 이상)를 동시처치가 불가능함은 물론 토요일 야간, 공휴일 주간에는 32주 미만 쌍둥이 분만도 감당할 수 없다.
고육책으로 현재 산부인과에 입원 중인 조기분만 진통 쌍둥이 임신부를 타 병원으로 전원하기로 했다. 그러나현재 전남대병원측이 조선대병원과 타 지역 상급병원에 환자 전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모두 ‘수용불가’라고 밝혀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인근 조선대병원도 분만실 병상이 3개뿐이다. 이는 분만담당 의료진 인력난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조선대병원의 경우 산과 교수 ‘2명 근무체제’여서 이들이 야간 당직을 서지 않으면 오후 5시까지만 분만이 가능하다.
전남대병원의 경우 일부 전공의가 산부인과에서 근무하고 있고, 2명의 산과 촉탁의(계약직)가 있지만 조선대병원에는 산부인과에 남은 전공의가 한 명도 없고 촉탁 의료진도 없다. 조선대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실에도 비상 경보등이 켜진 상태다. 병상 20석 중 6석의 여유가 있지만, 의료진이 부족해 신생아를 추가로 받을 수 없는 실정이다.
고위험 임신부와 미숙아 등의 마지막 보루인 광주·상급병원이 한계에 봉착함에 따라 광주·전남지역 환자들은 결국 타 지역으로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눈 앞에 온 것이다. 낮은 의료수가 등으로 산부인과를 기피하거나 지망하는 의료인력이 배출되지 않는데다 그나마 있던 전공의들이 의료파업으로 모두 현장을 떠났기 때문이다.
지역 산과 교수들은 “특히 추석명절과 연휴에 고위험군 분만수술 환자가 발생하면 돌볼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일부 교수들은 “‘혹시 위험해지면 전원할 곳이 없으니 스스로 위험한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무리하지 말라’는 당부 아닌 당부를 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광주지역 상급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광주·전남지역 산부인과 인프라가 붕괴되고 있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면서 “의사들이 최선을 다해 분만 현장을 지키겠지만 무너지는 분만 인프라를 재구축하는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