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는 ‘촌(村)캉스’로!”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을 맞아 농촌과 산촌, 어촌 체험마을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자연 속에서 힐링과 휴식, 체험, 놀이, 먹거리가 융합된 특별한 여행을 만끽할 수 있다. 들녘과 숲속, 바다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며 ‘느림의 미학’을 찾고 일상에 쉼표를 찍어보자!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촌(村)캉스’가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강진 ‘푸소(FUSO)’와 신안 자은도 둔장어촌체험마을에서 백합캐기 체험을 하는 어린이들.

◇신안 자은도 둔장어촌체험마을 백합조개 캐기 =“찾았다! 우와 크다!” 최근 신안 자은도 둔장 어촌체험마을. 부모와 함께 목포에서 온 어린이들이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썰물 때 물결무늬 새겨진 모래 갯벌에서 엄마의 설명대로 몇 번 갈퀴질을 하자 송편만한 크기의 백합조개가 잇따라 나왔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허탕을 쳤지만 얼마 되지 않아 백합조개 캐는 요령을 터득할 수 있었다.

기포가 뽀글뽀글 올라오는 백합 숨구멍이 포인트였다. 어촌체험에 나선 가족들은 한여름 땡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갯벌에서 백합조개를 캐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른들은 조개 캐는 재미에, 어린이들은 백합과 칠게 등 갯벌 생물에 대한 호기심에 빠져들었다. 1시간 30분가량이 흐르자 어느 새 작은 바구니가 백합조개로 가득 찼다. 바다와 갯벌이 두 가족에게 안겨주는 한여름 선물이었다.

신안 자은도 둔장마을은 지난 2017년 어촌체험 휴양마을로 지정됐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백합조개 캐기와 삼강망·후릿그물·독살 체험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한다. 마을 공동숙박(단체형 2객실, 가족형 3객실)도 가능하다. 주로 양파·마늘·대파를 재배하던 주민들은 어촌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농외 소득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22년에는 취약계층·자원봉사자 대상 해변 필라테스· 힐링 콘서트 등 해양치유 프로그램과 유·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찾아가는 어촌체험 교실’을 진행한 바 있다. 마을 인근에는 ‘무한의 다리’와 ‘1004 뮤지엄파크’가 자리하고 있다.

강정원(76) 운영위원장은 “둔장마을은 광주·목포 등지에서 접근성이 좋다. 탁 터진 해변 등 천혜의 자연여건을 갖추고 있고, 자연산 백합이 많이 서식하던 곳이다. 매년 체험객들을 위해 백합조개 종패를 해변에 넣는다. 이곳에서 어촌 체험을 하며 자연을 즐기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신안군 자은면 둔장길 47-47)

◇농촌 체험마을, 흙과 더불어 다양한 농사체험= “깨끗하고 정갈한 침구와 매끼마다 따뜻한 마음과 정성이 듬뿍 넘치던 밥상에 몸 둘 바를 몰랐네요. 저희가 잔반도 안 남기고 빈 접시만 가득~ 너무 많이 먹어서 거덜 나신 건 아니겠지요? 바쁜 일상에 지친 것도 잊고 경직되었던 마음들이 투두둑~ 내려 앉았답니다. 덕분에 몸도 마음도 힐링하고 돌아왔습니다.”

‘강진 푸소(FUSO)’ 홈페이지에 올려진 체험 후기이다. 푸소는 영어 ‘Feeling-Up, Stress-Off’의 줄임말로, 전라도 사투리 ‘푸소’(풀어내다, 덜어내다)를 연상시킨다. 지난 2015년 5월부터 시작된 푸소는 농가에 머물면서 시골밥상을 맛보고 흙과 땀방울의 가치를 배우는 감성여행·체험 프로그램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푸소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강진 푸소’ 홈페이지에 접속해 ‘예약하기’ 항목에서 희망날짜와 기간(1박2일·2박3일), 룸타입, 권역별 푸소농가 등을 선택하고 예약자 정보를 입력하면 된다. 체험비는 푸소농가(입실 오후 4시, 퇴실 오전 11시) 계좌로 직접 송금한다.

여름휴가를 맞아 ‘촌(村)캉스’를 계획한다면 ▲‘전남도 농촌체험관광’ ▲농협중앙회 ‘팜스테이’ ▲‘웰촌’에서 취향에 맞는 대상지를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스마트폰으로 맞춤형 일정을 짤 수 있는 전남관광 플랫폼 ‘JN TOUR’를 통해 다양한 여행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산촌 체험마을, 별과 반딧불이, 수제 맥주 빚기=내장산국립공원 백암산 자락 남창계곡에 자리한 장성군 북하면 신성리 ‘장성 별내리마을’은 장성군에서 지정한 농촌체험 휴양마을이자 산림청에서 조성한 산촌생태마을이다. 마을에서 운영하는 펜션 ‘별내리마을’ 옥상에 천문 돔과 천체망원경 3대를 갖추고 있다. 주간 태양관측, 야간 행성 관측과 별자리 관찰 등을 할 수 있으며, 별자리 컵 만들기와 별자리 그림 그리기, 모형망원경 만들기 등 다채로운 우주 관련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특히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농촌 수제맥주 양조(釀造) 체험프로그램이 독특하다. 지난해에 개발한 맥주 2종(별내리 페일에일·별내리 스타우트)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보고하며 생산자로서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

광양시 봉강면 조령리 ‘하조 산촌생태마을’은 천문관측을 비롯해 아로마 테라피, 허브오일 만들기, 무설탕 과일잼 만들기, 하조마을 둘레길 걷기 등을 할 수 있다. 마을 주변에 4㎞ 길이의 둘레길이 조성돼 있고, 여름철에는 성불계곡에서 시원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네 자매 가족이 귀촌해 일군 ‘6차 산업화 산촌생태마을’이다. 해달별천문대와 아로마테라피 향기체험장 등을 갖춰 다양한 숲속 힐링 체험을 할 수 있다.(광양시 봉강면 하조길 42-19)

이 밖에도 증암 산촌생태마을(장성군 서삼면 추암리)과 노치 산촌생태마을(화순군 백아면 노치리), 백운 산촌생태마을(화순군 청풍면 백운리). 사포 산촌생태마을(고흥군 영남면 양사리), 후곡 산촌생태마을(순천시 송광면 후곡리) 등이 운영되고 있다.

장성군 북하면 ‘별내리 마을’ 태양관측 체험.

◇어촌체험 휴양마을, 카약과 뻘배, 천일염 체험=신안군 임자면 진리 ‘임자만났네마을’은 임자만났네협동조합(대표 정창일)을 주축으로 카약체험과 갯벌체험, 어머리 해수욕장 용난굴 탐방, 생존수영, 스마트농업 체험, 드론체험, 깡통열차·버기카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무엇보다 ‘생존수영’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물속에 빠졌을 때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물과 친해지기, 구명조끼 착용법, 타인 구조활동, 선박에서 안전하게 탈출하기, 체온 유지법 등을 교육한다. (신안군 임자면 진리길 44)

순천시 별량면 마산리 ‘거차뻘배 어촌체험마을’은 뻘배타기와 칠게·짱뚱어·갯고동 잡기 등 갯벌 생태체험을 할 수 있다. 뻘배타기 체험은 물때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된다. 민박시설과 캠핑장도 갖추고 있다. (순천시 별량면 거차길 57-12)

신안군 증도는 지난 2007년 12월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 인증을 받았다. 태평염전에서 3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천일염을 직접 만들어보는 ‘신나는 소금밭 체험’을 할 수 있다. 최소 사흘전 전화로 사전 예약해야 한다. 하루 두 차례(오전 11시, 오후 3시) 진행된다.(신안군 증도면 지도증도로 1058) 한편 해양수산부 ‘바다여행’과 ‘바다온’에서 어촌체험 휴양마을과 바다마을 식도락(食道樂) 여행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글=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