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광주를 이롭게 내일을 빛나게 - 최유진 광주지속가능발전협 운영위원, 광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2024년 07월 09일(화) 21:30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이뤄지는 일련의 사회적가치 창출 활동은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중 10번 목표인 ‘불평등 해소’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협동조합의 조합원은 모두가 평등하게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이익을 공유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는 기존의 위계적이고 이윤 중심적인 기업 구조와는 다르다. 사회적경제 조직의 운영 구조는 공정한 임금을 제공함으로써 구성원 간 경제적 불평등을 줄이고, 지역사회 전체의 경제적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불평등 감소와 사회적경제는 목표와 방법에서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사회적경제는 불평등 감소를 실천하는 중요한 수단으로서, 보다 공정하고 포용적인 세상을 만드는 데 그 의미가 크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을 재미있게 보았다. 범상치 않은 초능력을 가졌던 가족들이 우울증, 불면증, 비만, 스마트폰 중독과 같은 우리 주변의 흔한 현대인의 질병으로 인해 능력을 잃어버렸다가, 여러 사건을 겪으며 능력을 다시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이 드라마를 보며 사회적경제 분야에 있는 많은 기업이 떠올랐다. ‘어쩌면 이 기업들이야말로 현대 사회에서 찾기 힘든 인간애를 발휘하며 우리가 안고 있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히어로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가진 타임슬립, 예지몽, 독심술 같은 초능력은 없지만, 현실에서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가진 영웅들이 바로 이들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장애인들과 함께 빵과 쿠키를 만들고 카페를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이들, ‘코로나19’라는 국가 재난 시기에도 취약계층의 고용을 기필코 지켜낸 사람들, 차별을 없애거나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몸을 내던지는 활동가들, 그 누구보다 정직한 마음으로 가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는 이들 모두가 우리 곁의 사회적경제 히어로들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 역시 히어로가 되어보거나, 히어로를 도울 수 있다. 때마침 사회적경제의 이해를 증진하고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사회적기업의 날’과 ‘협동조합의 날’이 있는 매년 7월 첫째 주를 ‘사회적경제 주간’으로 정해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올해는 ‘사회적가치 매칭데이’ 등이 열렸고, ‘사회적경제 쇼핑몰 1만원 할인 프로모션은 14일까지 진행한다. 이 행사를 통해 우리가 일상에서 직면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사회적경제’와 ‘사회적가치’의 의미를 보다 잘 이해하고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특별하게 소개하고 싶은 사례가 있는데 방화복 업사이클(새활용) 제품 생산 기업으로 유명한 사회적기업 ‘119레오(대표 이승우)’이다. 이 기업의 비전은 “Only Brave People can Rescue Each Other(용감한 사람만이 서로가 서로를 구할 수 있습니다).” 이다. ‘119레오’는 폐기된 방화용품을 활용해 소방호스 필통, 방열복 카드 지갑, 방화복 가방 등을 만들어 판매 수익의 일부를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된 소방관들에게 지원하며 사회적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영화에서 볼 법한 초능력을 가진 히어로의 스토리는 아니지만, 우리는 이 기업과 시민의 동참을 통해 치솟는 불길과 싸우는 소방관의 영웅적인 모습과 용기를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에게 괜찮은 일자리와 적정 임금을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는 용기, 청년과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돕는 마을기업의 활동에 동참하는 용기, 경제적 포용력을 가진 협동조합과 자활기업에 따뜻한 관심과 지지를 보내는 용기, 만약 가능하다면 내가 속한 조직이나 회사에서 사회적가치를 우선시하는 정책이나 제도를 실행해 보는 용기, 가정에서 또는 개인적으로 이뤄지는 구매를 보다 가치 있는 소비로 전환시켜 보는 용기까지 각각의 용기들이 모여 모두가 모두에게 ‘히어로’가 되어주는 지속가능한도시 ‘광주’를 그려본다.

실시간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