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전기요금 동결…“고물가·여름 성수기 반영”
2024년 06월 25일(화) 22:35
한전 연료비조정단가 1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
전력도매단가 전년보다 37% 하락 한전 경영부담 완화
한국전력공사(한전)가 냉방수요가 증가하는 3분기에도 전기요금을 동결한다. 지난해 11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이후 3분기 연속 동결 결정이다.

25일 한전에 따르면 올 3분기에도 연료비조정단가를 1킬로와트시(㎾h)당 +5원으로 유지한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 중 연료비조정요금을 구성하는 연료비조정단가는 국제 에너지 원자재 및 연료비 상황에 따라 매 분기마다 1㎾h 당 ±5원까지 전기요금에 탄력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

앞서 한전은 코로나, 러·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등을 계기로, 국제 유가가 급등함에 따라 지난 2022년 말 기준 32조 6551억원의 누적적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경영난을 겪는 한전은 지난 2022년 3분기부터 국제연료비 변동치와 상관없이 연료비조정단가를 최대치인 +5원으로 적용하고 있다.

한전이 올 3분기에도 전기요금을 동결한 데는 정부의 요금 인상 여부가 불확실하기 때문으로, 정부는 여름철 냉방비 부담을 감안한 전기요금 인상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한전의 요금 동결에도 최근 전력도매가격(SMP)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전기요금 동결로 인한 한전의 재정 부담은 완화됐다. SMP의 경우 한전이 각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오는 가격으로, 올해 1~5월 평균 SMP는 1㎾h 당 128.9원으로 전년 동기(203.8원) 대비 71.9원(36.7%) 감소했다.

지난해 전체 평균 SMP 역시 1㎾h 당 167.1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SMP가 대폭 하락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SMP 하락에는 국제 유가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는 70~80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지난 2022년 3월 러·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배럴당 127.86달러까지 치솟은 국제 유가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80~90달러 선을 유지해왔지만, 지난 4일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두바이유, 브렌트유가 각각 배럴당 73.25달러, 77.90달러, 77.52달러를 기록하는 등 전체적으로 급락했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발전사의 발전비용 및 SMP도 덩달아 낮아졌다는 것이다.

다만 한전측은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다. 지난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전기를 팔면 팔 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인 역마진을 해소한데다,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200조원을 웃도는 부채와 막대한 이자 비용으로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한전의 부채 규모는 지난해 연결기준 202조 4502억원, 연간 이자 비용만 4조 4516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를 하루로 환산하면 매일 123억 6500만원을 이자로 지출하는 셈이다.

특히 최근 이스라엘-헤즈볼라 전면전 가능성이 강화되는 등 중동발 국제 정세 악화 및 달러화 약세, 여름철 여행 수요 증가 등으로 국제 유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SMP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전이 영업이익을 흑자 전환하고, 매 분기 실적을 내고 있는 것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좋은 신호로 볼 수 있다”면서도 “지난 2022년까지 누적된 적자 및 막대한 이자 비용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기요금 정상화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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