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참사 부르는 ‘금속 화재’…광주·전남 안전지대 아니다
2024년 06월 25일(화) 21:00 가가
태양광·풍력 등 에너지저장장치 증가세…지역 배터리 화재 3년간 165건
물로 진화 어려운데 일반화학물질 분류…대응 매뉴얼 미흡해 위험 상존
물로 진화 어려운데 일반화학물질 분류…대응 매뉴얼 미흡해 위험 상존


25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리튬전지 공장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토안전연구원,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관리공단 등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한 합동 감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화성 배터리 공장 화재로 23명 숨지고 8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하자 광주·전남에서도 유사한 ‘금속화재’(D급 화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광주·전남에서도 D급 화재 발생 우려가 있는 배터리 제조 업체가 46곳에 달하고 ESS(Energy Storage System·에너지 저장장치) 등을 갖춘 태양광발전 시설도 전국에서 가장 많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2년 전기설비 검사·점검 등 전기안전관리 현황’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 ESS 시설은 매년 증가추세이며, 전남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ESS시설이 설치됐다.
ESS는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순간에 공급해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도와주는 설비로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발전이나 풍력발전에서는 필수설비다.
광주에서 ESS시설이 설치된 곳은 지난 2020년 30호, 2021년 31호, 2022년 49호로 증가세로 집계됐으며, 전남지역은 2020년 486호, 2021년 514호, 2022년 519호에 달했다. 이는 태양광발전소가 전남지역에 몰린 것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화성화재는 ‘1차전지’공장에서 발생했지만 ‘2차전지’와 금속재료의 화재의 경우는 화성공장 화재보다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대표적으로 지난 13일 낮 12시 40분께 영광군 백수읍 하사리에 있는 한 ESS에서 배터리 단락으로 불이 났다. 불은 7시간 30여분만에 겨우 꺼졌다.
지난해 6월 2일 오후 3시 40분께 여수시 화양면 이목리의 한 ESS에서도 과충전으로 인한 불이 나 5시간 30분만에 진화됐고, 지난 2022년 12월 27일 오후 4시 40분께 영암군 금정면 한 태양광발전소에 설치된 ESS에서 화재가 발생해 하루가 지난 뒤에 진화작업이 끝났다.
늘어난 시설만큼 ESS 화재도 늘고 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전국에서 총 32건의 ESS 화재가 발생했는데 이 중 5건의 화재가 영암, 군산, 해남, 완도 등 호남지역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광주·전남 소방안전본부의 2021~2023년 배터리 관련 화재(ESS·전기차·전동킥보드)현황을 보면 광주·전남 배터리 관련 화재는 3년간 총 165건에 달했다.
광주에서는 2021년 2건, 2022년 3건, 2023년 7건이 발생했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 전남은 ESS시설에서 총 8건이 발생했고 주로 전기차(139건)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D급 화재는 리튬이나 나트륨, 칼륨, 세슘, 마그네슘, 자르코늄, 알루미늄분말에서 발생하는 화재다. ESS·UPS와 같은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 장치 화재도 D급화재로 포함되며 D급 화재는 물로 진화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 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리튬이온 배터리 내부에 있는 유기성 전해액은 휘발유보다 더 잘 타고 내부에서 전해액이 섞이면 단시간에 열이 1000도 가까이 오르는 열 폭주 현상이 발생해 ESS 내부의 다른 배터리로 화재가 쉽게 전파돼 진화작업이 어렵다는 것이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금속화재도 문제다. 지난해 8월 5일 함평군 대동면의 한 알루미늄 공장 야적장에서 알루미늄 등 금속분말 600여t에 불이나 17일만에 꺼졌다.
집중호우가 발생한 지난 2020년 8월 10일 밤 9시께 곡성군 석곡면 농공산업단지 내 알루미늄 분말 처리 공장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23일동안 이어졌다.
금속화재는 화재 발생 초기에 화재 진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수천도에 이르는 높은 온도와 가스가 발생해 진화가 어렵다.
곡성과 함평 화재 당시에도 알루미늄 분말은 물과 접촉하면 발화하는 성질이 있어 물로 진화를 못했다.
물사용이 제한됨에 따라 모래를 살포하려 했으나, 모래가 조금이라도 젖어있으면 오히려 폭발의 위험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를 구하는 것도 쉽지않다.
금속화재의 경우 대규모라는 점에서 질석팽창물 등 소화약제도 다량으로 비축해야 하지만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물로 진화할 경우 다량의 가연성 가스를 발생하거나 폭발까지 발생해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광주·전남도 배터리 생산 업체를 갖고 있는 만큼 언제든지 비슷한 사고가 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배터리 화재와 금속화재 진화의 특수성에 따라 진화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창영 광주대 건축학부 교수는 “광주·전남지역 산업단지에 배터리 관련 업체들이 산재해 있지만 현행법상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매뉴얼이나 안전 관련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특히 광주지역 산단은 주거지역과 맞붙어 있어 화재시 큰 인명피해 발생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넓은 공간에서 특수한 물질로 인해 발생하는 화재인만큼 초기진화의 필요성도 중요하다고 전문가는 지적한다.
김용철 호남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배터리 제조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규모가 너무 커 스프링클러로 초기 진화가 어렵다”며 “진화가 쉽지 않기 때문에 보관시부터 이격거리를 둬야 하고 초기 대피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고 소화에 필요한 소화약제를 충분히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광주·전남에서도 D급 화재 발생 우려가 있는 배터리 제조 업체가 46곳에 달하고 ESS(Energy Storage System·에너지 저장장치) 등을 갖춘 태양광발전 시설도 전국에서 가장 많기 때문이다.
ESS는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순간에 공급해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도와주는 설비로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발전이나 풍력발전에서는 필수설비다.
광주에서 ESS시설이 설치된 곳은 지난 2020년 30호, 2021년 31호, 2022년 49호로 증가세로 집계됐으며, 전남지역은 2020년 486호, 2021년 514호, 2022년 519호에 달했다. 이는 태양광발전소가 전남지역에 몰린 것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해 6월 2일 오후 3시 40분께 여수시 화양면 이목리의 한 ESS에서도 과충전으로 인한 불이 나 5시간 30분만에 진화됐고, 지난 2022년 12월 27일 오후 4시 40분께 영암군 금정면 한 태양광발전소에 설치된 ESS에서 화재가 발생해 하루가 지난 뒤에 진화작업이 끝났다.
늘어난 시설만큼 ESS 화재도 늘고 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전국에서 총 32건의 ESS 화재가 발생했는데 이 중 5건의 화재가 영암, 군산, 해남, 완도 등 호남지역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광주·전남 소방안전본부의 2021~2023년 배터리 관련 화재(ESS·전기차·전동킥보드)현황을 보면 광주·전남 배터리 관련 화재는 3년간 총 165건에 달했다.
광주에서는 2021년 2건, 2022년 3건, 2023년 7건이 발생했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 전남은 ESS시설에서 총 8건이 발생했고 주로 전기차(139건)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D급 화재는 리튬이나 나트륨, 칼륨, 세슘, 마그네슘, 자르코늄, 알루미늄분말에서 발생하는 화재다. ESS·UPS와 같은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 장치 화재도 D급화재로 포함되며 D급 화재는 물로 진화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 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리튬이온 배터리 내부에 있는 유기성 전해액은 휘발유보다 더 잘 타고 내부에서 전해액이 섞이면 단시간에 열이 1000도 가까이 오르는 열 폭주 현상이 발생해 ESS 내부의 다른 배터리로 화재가 쉽게 전파돼 진화작업이 어렵다는 것이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금속화재도 문제다. 지난해 8월 5일 함평군 대동면의 한 알루미늄 공장 야적장에서 알루미늄 등 금속분말 600여t에 불이나 17일만에 꺼졌다.
집중호우가 발생한 지난 2020년 8월 10일 밤 9시께 곡성군 석곡면 농공산업단지 내 알루미늄 분말 처리 공장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23일동안 이어졌다.
금속화재는 화재 발생 초기에 화재 진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수천도에 이르는 높은 온도와 가스가 발생해 진화가 어렵다.
곡성과 함평 화재 당시에도 알루미늄 분말은 물과 접촉하면 발화하는 성질이 있어 물로 진화를 못했다.
물사용이 제한됨에 따라 모래를 살포하려 했으나, 모래가 조금이라도 젖어있으면 오히려 폭발의 위험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를 구하는 것도 쉽지않다.
금속화재의 경우 대규모라는 점에서 질석팽창물 등 소화약제도 다량으로 비축해야 하지만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물로 진화할 경우 다량의 가연성 가스를 발생하거나 폭발까지 발생해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광주·전남도 배터리 생산 업체를 갖고 있는 만큼 언제든지 비슷한 사고가 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배터리 화재와 금속화재 진화의 특수성에 따라 진화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창영 광주대 건축학부 교수는 “광주·전남지역 산업단지에 배터리 관련 업체들이 산재해 있지만 현행법상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매뉴얼이나 안전 관련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특히 광주지역 산단은 주거지역과 맞붙어 있어 화재시 큰 인명피해 발생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넓은 공간에서 특수한 물질로 인해 발생하는 화재인만큼 초기진화의 필요성도 중요하다고 전문가는 지적한다.
김용철 호남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배터리 제조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규모가 너무 커 스프링클러로 초기 진화가 어렵다”며 “진화가 쉽지 않기 때문에 보관시부터 이격거리를 둬야 하고 초기 대피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고 소화에 필요한 소화약제를 충분히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