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A(18)군은 지난해 8월 친구들의 권유로 도박의 일종인 바카라(카드 도박)를 시작했다. A군은 학교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도박에 푹 빠지게 됐고 이 사실을 알게된 부모는 지난해 12월 A군을 도박 치료 센터로 이끌었다.

하지만 A군은 친구들의 영향을 받지 않는 방학 때는 도박을 하지 않았다가 개학 후 학교만 가면 도박에 손을 대는 등 중독증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3월 휴대전화로 바카라에 빠져든 B(15)군은 1년 여 동안 도박 중독을 쉽게 끊어내지 못하고 허덕였다. B군 역시 시작은 학교 선·후배 때문이었다. 소액인데다 휴대전화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도박의 덫에 걸린 B군은 자금 마련을 위해 절도까지 감행했다.

광주전남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는 “센터에서 상담을 진행한 청소년들을 분석한 결과, 도박을 경험한 청소년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8일 밝혔다.

도박문제로 지난 1월부터 4월 29일까지 센터를 찾은 청소년은 총 45명으로 올해 신규 접수 도박자 중 21.5%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센터에 접수한 청소년 수(25명)보다 1.8배 많다.

45명 중 고등학생이 27명(60%)이고 중학생은 18명(40%)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도박에 빠져든 학생도 있었다.

도박 종류로는 바카라가 71.1%(32명)로 가장 높았고 불법 스포츠 토토(8명) 17.8%, 기타(블랙잭, 용호)순으로 파악됐다. 학생들의 도박 경험 평균 기간은 1년 7개월이고 도박자금 평균은 중학생 204만원, 고등학생 622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센터는 “단순 돈내기 게임이 아닌 온라인 불법도박이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점과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록 액수가 커지는 점, 청소년의 도박경험이 단순 호기심에서 멈추지 않고 1년 이상 도박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는 점, 도박이 청소년놀이 문화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