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왜곡 막겠다는데…행안부 ‘딴지’
2024년 04월 03일(수) 19:40 가가
정당 현수막 ‘5·18 왜곡 금지’ 광주시 옥외광고물 조례 추가
행안부 “5·18 특별법 규정 있는데 굳이” 조례 수정 요구 논란
행안부 “5·18 특별법 규정 있는데 굳이” 조례 수정 요구 논란
행정안전부가 정당의 현수막에서 5·18 왜곡·비방을 금지한 광주시의 조례를 문제삼아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광주시에 따르면 최근 행안부가 광주시의 정당현수막 관련 조례 중 5·18 왜곡 금지와 관련한 사항에 대해 수정 요청을 해왔다.
광주시는 지난해 12월 옥외광고물법 개정으로 정당 현수막을 행정동 당 2개 이하로 제한한 데 따라 ‘광주시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조례’ 개정 작업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정당 현수막의 표시방법 등’ 조항에 ‘5·18민주화운동을 비방하거나 폄훼하는 내용을 표시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해당 조항은 지난해 보수정당 등에서 정당현수막을 이용해 잇따라 5·18 왜곡·비방하자 근절하기 위해서 신설됐다.
앞서 지난해 6월께 광주시 동구 금남로 일대와 광주시청, 5·18기념공원 등 광주 전역에는 ‘자유민주당’의 정당현수막이 내걸렸는데, ‘5·18유공자 명단 공개하고 가짜유공자 공무원은 사직하라’, ‘5·18 가짜유공자는 국민혈세를 횡령하고 있다’, ‘보상금을 전액 환수하고 사기죄로 엄단하라’는 등 5·18 유공자를 폄훼하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됐다.
광주시의 조례안 검토요청을 받은 행안부는 ‘5·18 비방·폄훼 금지’ 내용이 별도의 법령과 중복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행안부는 “5·18 관련 내용은 이미 5·18 특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굳이 옥외광고물법에서 추가 관리를 할 이유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5·18이 아니더라도 이미 다른 법령을 통해 규제 및 처벌이 이뤄지고 있는 사안을 옥외광고물법에 일일이 규정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광주시는 정당현수막에 정치적 입장을 핑계로 5·18을 폄훼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는 선언적 의미에서라도 해당 조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5·18왜곡방지법은 ‘출판물과 언론 등’으로 매체를 한정하고 있는데, 출판물에 현수막을 포함할 수 있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않아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광주시는 설명했다.
시는 지난달 27일 법제처에 행안부의 지적이 올바른지, ‘5·18왜곡방지법 ‘출판물’에 현수막이 포함되는지 등에 대한 법령 해석을 요청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5·18왜곡방지법 자체는 제한 대상을 지나치게 명확하게 할 경우 오히려 편법을 유도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지만, 조례에서는 보다 명시적으로 문제점을 짚을 수 있다”며 “정당현수막을 통한 왜곡은 이미 발생한 일이고, 이를 제한하는 조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법률가들은 행안부의 입장은 자치규범을 제정할 광주시의 자율권을 보장하지 않는 조치라고 꼬집었다.
박철 변호사는 “광주시의 조례는 5·18특별법의 규정을 구체화해 실제 행정을 할 수 있도록 세부세칙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조례가 상위법에 위배되지 않는 한 광주시는 조례를 만들 수 있는 자율권이 있으며, 행안부가 ‘다른 법에 이미 나온 내용’이라며 조례를 지적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3일 광주시에 따르면 최근 행안부가 광주시의 정당현수막 관련 조례 중 5·18 왜곡 금지와 관련한 사항에 대해 수정 요청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정당 현수막의 표시방법 등’ 조항에 ‘5·18민주화운동을 비방하거나 폄훼하는 내용을 표시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해당 조항은 지난해 보수정당 등에서 정당현수막을 이용해 잇따라 5·18 왜곡·비방하자 근절하기 위해서 신설됐다.
앞서 지난해 6월께 광주시 동구 금남로 일대와 광주시청, 5·18기념공원 등 광주 전역에는 ‘자유민주당’의 정당현수막이 내걸렸는데, ‘5·18유공자 명단 공개하고 가짜유공자 공무원은 사직하라’, ‘5·18 가짜유공자는 국민혈세를 횡령하고 있다’, ‘보상금을 전액 환수하고 사기죄로 엄단하라’는 등 5·18 유공자를 폄훼하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됐다.
5·18이 아니더라도 이미 다른 법령을 통해 규제 및 처벌이 이뤄지고 있는 사안을 옥외광고물법에 일일이 규정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광주시는 정당현수막에 정치적 입장을 핑계로 5·18을 폄훼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는 선언적 의미에서라도 해당 조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5·18왜곡방지법은 ‘출판물과 언론 등’으로 매체를 한정하고 있는데, 출판물에 현수막을 포함할 수 있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않아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광주시는 설명했다.
시는 지난달 27일 법제처에 행안부의 지적이 올바른지, ‘5·18왜곡방지법 ‘출판물’에 현수막이 포함되는지 등에 대한 법령 해석을 요청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5·18왜곡방지법 자체는 제한 대상을 지나치게 명확하게 할 경우 오히려 편법을 유도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지만, 조례에서는 보다 명시적으로 문제점을 짚을 수 있다”며 “정당현수막을 통한 왜곡은 이미 발생한 일이고, 이를 제한하는 조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법률가들은 행안부의 입장은 자치규범을 제정할 광주시의 자율권을 보장하지 않는 조치라고 꼬집었다.
박철 변호사는 “광주시의 조례는 5·18특별법의 규정을 구체화해 실제 행정을 할 수 있도록 세부세칙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조례가 상위법에 위배되지 않는 한 광주시는 조례를 만들 수 있는 자율권이 있으며, 행안부가 ‘다른 법에 이미 나온 내용’이라며 조례를 지적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