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지연 해소’ 위해 다시 법복 입은 법원장…박병태 광주지법원장 29일 재판 진행
2024년 03월 29일(금) 11:20
장기 미제 사건 법원장에게 맡기겠다는 대법원 방침 따라

1년여 만에 다시 재판에 나선 박병태 광주지법원장이 29일 오전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오늘 민사 5부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박병태(57·사법연수원 25기) 광주지법원장이 지난 29일 오전 10시 광주지법 303호 법정의 재판장석에 앉아 재판을 시작했다.

1년 2개월 전 벗었던 법복을 다시 입은 박 지법원장은 그동안 사법행정 업무를 담당해 왔다.

박 지법원장이 다시 법복을 입은 이유는 지난해 12월 취임한 조희대 대법원장이 재판 지연 문제 해결책의 하나로 장기 미제 사건을 법원장에게 맡기겠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그는 지난 2월 제5민사부를 신설하고 직접 재판에 나섰다. 일단 이미 심리가 진행 중인 사건을 재배당 받으면 시간이 더 오래 걸리기 때문에 난도 있는 사건위주로 83건을 배당받았다. 심리가 아직 진행되지 않은 사건들이다.

이날 토지인도, 구상금, 손해배상, 부당이득금, 사해행위취소, 퇴직금 청구 등 항소심 20건의 민사 항소심 재판 변론기일을 진행한 박 지법원장의 재판 진행은 물 흐르듯 빠르게 진행됐다.

원고와 피고의 주장을 꼼꼼히 듣고 살폈음에도 시간이 남아 다음 재판을 빠르게 진행하는 등 연륜이 묻어나왔다.

광주고법도 지난달 19일부터 신속한 재판을 위해 2개의 재판부(민사4·5부)를 늘렸다. 이 중 신설 재판부인 민사 5부 재판장을 배기열(59·사법연수원 17기) 광주고법원장이 맡았다.

배 고법원장은 민사 항고심을 담당해 실제 법복을 입고 재판을 하기보다는 항고 결정 위주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다른 항고심 재판의 3분의 1개 사건을 배당 받은 것이다.

지난달부터 40여건의 민사항고심 사건을 배당받아 20여건을 처리했고 결정문의 상당수를 배 고법원장이 직접 작성하고 있다.

광주 고법·지법 관계자는 “법원장들이 재판에 나선것은 재판 장기화에 대한 비판과 불만 여론이 커짐에 따라 신속하게 재판을 진행하기 위한 법원 노력이다”면서 “기존 재판부의 부담과 담당 사건이 줄어 빠른 재판 진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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