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보물선 - 윤영기 사회·체육담당 부국장
2024년 02월 26일(월) 00:00
보물선으로 알려진 신안선은 1975년 8월 신안군 증도 앞바다에서 발견됐다. 한 어부의 그물에 걸려 올라온 도자기 6점이 도화선이 돼 무려 2만7000여점에 달하는 문화재가 출수됐다. 당시 문화재관리국(현 문화재청)의 발굴 소식이 매일 언론에 소개될 정도였다. 신안선은 중국 푸젠성(福建省)에서 건조된 배로, 1323년 저장성 닝보(浙江省 寧波) 항을 거쳐 일본 하카타(博多)로 가다 신안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당시 닝보와 하카타는 중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국제적인 무역항이었다.

200톤급에 달하는 14세기 최대 무역선으로 조사된 신안선에는 도자기 2만여점, 동전 28톤, 금속 공예품 1000여점이 실렸다. 신안선에서는 고려청자가 7점 밖에 실리지 않은 점으로 미뤄 고려에는 들르지 않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배의 구조가 원양 항해에 적합한 V자 모양으로, 수심이 낮은데다 암초가 많고 물살이 빠른 우리나라 서남해안 항해에는 부적합하다는 게 근거다. 굳이 소량의 고려청자를 싣기 위해 위험한 항해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까지 고려청자는 송·원대에 중국으로 건너간 게 다시 신안선에 실렸고 하카타로 가던 중 해난사고로 침몰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무게 28톤, 800만 개에 달하는 중국 동전과 택배 송장격인 죽간(竹簡) 300여점의 성격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신안선은 1978년 12월 국립광주박물관 개관을 이끌어냈다. 국립광주박물관은 개관 당시 ‘신안 해저 문화재실’에서 도자기 등을 소개했고 2020년 아시아 도자 문화실, 2023년 4월 도자문화관을 개관하는 등 현재도 명맥을 잇고 있다. 1976년부터 1984년까지 9년 동안 진행된 신안선 발굴은 우리나라 수중고고학의 효시다. 신안선 문화재 보존처리를 위해 1994년 수중문화재 발굴 전문기관인 국립해양유물전시관(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이 개관하기도 했다.

신안군이 신안선 발굴 해역이 있는 증도면 방축리에 신안해저유물 방문자센터 건립을 추진한다. 이 센터가 신안해저유물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지역민들의 자긍심을 심어주는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penfoot@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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