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찾은 인요한 혁신위…행동으로 증명해야
2023년 11월 01일(수) 00:00 가가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취임 첫 공식 외부 일정으로 그제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광주 방문에는 혁신위원 12명 전원이 동행해 인 위원장의 ‘호남 사랑’을 짐작하게 했다. 자칭 ‘순천 촌놈’이라는 그는 1980년 5·18 당시 대학생 신분으로 시민군 통역을 자처해 외신기자들에게 광주의 참상을 알릴 정도로 호남 사랑을 몸으로 실천해 왔다.
그런 만큼 5·18민주묘지 참배는 취임때부터 어느정도 예상됐었다. 인 위원장은 행방불명자 묘역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해 2020년 8월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무릎 사과’를 연상시켰다. 인상깊은 점은 유대인의 표현을 빌려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는 말과 함께 “광주의 피해자 가족들이 이제는 어디든 가서 자신의 어머니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점이다. 5·18을 직접 겪은 사람으로, 아직도 완전한 전국화가 안 된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으로 진정성을 느끼게 했다.
5·18 공법단체들이 건의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서도 “꼭 관철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도 지역에선 인요한 혁신위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인 위원장의 진정성은 충분히 알지만 정부와 여당에서 얼마나 힘을 발휘할지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국민의힘 혁신위는 광주 방문을 동서 화합과 국민 통합을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지만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을 위한 ‘서진 정책’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의구심을 떨쳐 내려면 실질적인 호남 챙기기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인 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대통령에 할 말은 한다’고 말했다. 어차피 걸릴 것도 없는데 못할 말이 있겠느냐고 했는데 그런 정신으로 소신 행보를 이어가야 한다. 광주 방문이 ‘정치 쇼’에 그치지 않았다는 것을 실천으로 증명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