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천 기자가 추천하는 책] 유홍준의 한국미술사강의 5·6, 유홍준 지음
2023년 10월 21일(토) 10:00 가가
도자부터 생활·장식미술까지…조선 대표 명품을 만나다
유홍준 명지대 한국미술사연구소장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유명한 저자다. 그는 답사를 매개로 문화유산 전반을 심미적인 시각과 감성적인 문체로 그렸다.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최근 한국미술사 전반을 아우르는 통사를 완간했다. 지난 2010년 시작해 13년 만에 완간했으며 전 6권 총 25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다. 5권은 한국적 미(美)의 정수로 꼽히는 조선 도자이며, 6권은 조선공예 생활·장식미술이다.
그동안 한국미술사의 특정 시대 혹은 한 분야에 집중한 책은 많았다. 그러나 한 명의 저자가 한국미술 전반을 다룬 통사를 쓰는 경우는 드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책을 완간한 소감을 그는 이렇게 말했다.
“회화사가 전공인 내가 한국미술사 전체의 통사를 쓴다는 것은 마치 피부과 의사가 의학개론을 쓰고, 민법학자가 법학개론을 쓰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때문에 타 분야사에 대한 많은 공부가 필요했고 상반된 학설들을 일일이 소개하기 위하여 많은 설명이 필요하였던 것이다”
그로 인해 그는 타 분야사에 대한 공부가 필요했다고 했다. 상반된 학설들을 밝히기 위해 많은 설명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먼저 5권 ‘조선도자’에서 저자는 조선왕조 도자기의 영광과 전개 과정을 살펴본다.
사실 조선 초에는 분청사기의 전성시대였다. 고려청자가 귀족적인 이미지가 강했다면 분청사기는 질박한 아름다움이 특징이다. 분청사기는 전국에서 생산되었기에 중앙의 통제에 따라 제작된 후대의 백자들과는 달랐다.
조선은 세종 대부터 백자를 생산했다. 15세기 후반에는 사옹원의 분원을 관영 사기공장으로 설치해 백자를 생산했다. 특히 조선은 화려하게 장식한 다른 나라들과 달리 순수한 흰빛을 발하는 백자를 사랑했다.
“조선시대 백자의 특질은 한마디로 ‘순백(純白)에 대한 숭상’으로 요약된다. 다른 나라 백자는 바탕만 백자이지 대부분 여러 색깔의 안료를 사용한 채색자기이다. 백자 위에 그림을 그리는 유상채(釉上彩)에 에나멜 안료와 금속 재료까지 사용하기도 하였다. 이에 반해 조선왕조의 백자는 순백자의 순결을 잃지 않으면서 전개되었다.”
조선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청화백자를 생산할 만큼 도자강국이다. 그럼에도 화려한 문양구성이 특징인 명나라의 청화백자를 그대로 수용하지 않았다. 여백을 살린 문양 구성으로 대표되는 아름다움을 창안할 만큼 독보적이었다.
이밖에 저자는 조선 후기 지방 가마에도 주목했으며 생활용기로 쓰인 도기, 옹기항아리 등에도 주목했다. 특히 중국과 일본 도자사를 따로 해설한 부록은 세계사 관점에서 우리 도자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6권 ‘조선 공예 생활·장식미술’은 미술사의 중요한 분야로 자리잡은 공예와 장식화, 민화와 같은 생활미술에 초점을 맞췄다.
저자는 조선시대 공예를 생산의 측면이 아닌 사용의 측면에서 네 분야로 구분한다. 왕실공예, 규방공예, 선비공예, 민속공예가 그것.
왕실공예는 가장 수준 높은 기교와 재료가 동원됐기에 유물 수준이 높다. 어보, 어책, 교명 등은 역사적인 의미뿐 아니라 그 자체로 명품이다. 양반 계층 여성들이 사용한 규방공예는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은 미학을 보여주고, 단아한 아름다움을 발하는 선비공예는 별다른 장식 없이도 선비정신을 구현한다.
민속공예는 견고한 형태미가 특징으로 뒤주나 혼례용 나무 기러기인 목안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새롭게 만나는 생활, 장식미술은 삶과 밀접하게 연관된 장식미술에서 찾을 수 있다. 그 가운데 궁중과 양반사회에서 쓰였던 장식화들은 정교하게 그려졌을 뿐 아니라 크기도 커서 감상화들과는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또한 조선 후기 등장한 민화는 특유의 매력이 있어 민예학자들과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았다. 저자는 민화는 전통화법을 벗어난 자유로움에 그 특질이 있다고 말했다.
<5권 2만6000원·6권 3만2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최근 한국미술사 전반을 아우르는 통사를 완간했다. 지난 2010년 시작해 13년 만에 완간했으며 전 6권 총 25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다. 5권은 한국적 미(美)의 정수로 꼽히는 조선 도자이며, 6권은 조선공예 생활·장식미술이다.
책을 완간한 소감을 그는 이렇게 말했다.
“회화사가 전공인 내가 한국미술사 전체의 통사를 쓴다는 것은 마치 피부과 의사가 의학개론을 쓰고, 민법학자가 법학개론을 쓰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때문에 타 분야사에 대한 많은 공부가 필요했고 상반된 학설들을 일일이 소개하기 위하여 많은 설명이 필요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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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칠흑칠삼층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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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철화끈무늬병 |
조선은 세종 대부터 백자를 생산했다. 15세기 후반에는 사옹원의 분원을 관영 사기공장으로 설치해 백자를 생산했다. 특히 조선은 화려하게 장식한 다른 나라들과 달리 순수한 흰빛을 발하는 백자를 사랑했다.
“조선시대 백자의 특질은 한마디로 ‘순백(純白)에 대한 숭상’으로 요약된다. 다른 나라 백자는 바탕만 백자이지 대부분 여러 색깔의 안료를 사용한 채색자기이다. 백자 위에 그림을 그리는 유상채(釉上彩)에 에나멜 안료와 금속 재료까지 사용하기도 하였다. 이에 반해 조선왕조의 백자는 순백자의 순결을 잃지 않으면서 전개되었다.”
조선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청화백자를 생산할 만큼 도자강국이다. 그럼에도 화려한 문양구성이 특징인 명나라의 청화백자를 그대로 수용하지 않았다. 여백을 살린 문양 구성으로 대표되는 아름다움을 창안할 만큼 독보적이었다.
이밖에 저자는 조선 후기 지방 가마에도 주목했으며 생활용기로 쓰인 도기, 옹기항아리 등에도 주목했다. 특히 중국과 일본 도자사를 따로 해설한 부록은 세계사 관점에서 우리 도자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6권 ‘조선 공예 생활·장식미술’은 미술사의 중요한 분야로 자리잡은 공예와 장식화, 민화와 같은 생활미술에 초점을 맞췄다.
저자는 조선시대 공예를 생산의 측면이 아닌 사용의 측면에서 네 분야로 구분한다. 왕실공예, 규방공예, 선비공예, 민속공예가 그것.
왕실공예는 가장 수준 높은 기교와 재료가 동원됐기에 유물 수준이 높다. 어보, 어책, 교명 등은 역사적인 의미뿐 아니라 그 자체로 명품이다. 양반 계층 여성들이 사용한 규방공예는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은 미학을 보여주고, 단아한 아름다움을 발하는 선비공예는 별다른 장식 없이도 선비정신을 구현한다.
민속공예는 견고한 형태미가 특징으로 뒤주나 혼례용 나무 기러기인 목안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새롭게 만나는 생활, 장식미술은 삶과 밀접하게 연관된 장식미술에서 찾을 수 있다. 그 가운데 궁중과 양반사회에서 쓰였던 장식화들은 정교하게 그려졌을 뿐 아니라 크기도 커서 감상화들과는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또한 조선 후기 등장한 민화는 특유의 매력이 있어 민예학자들과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았다. 저자는 민화는 전통화법을 벗어난 자유로움에 그 특질이 있다고 말했다.
<5권 2만6000원·6권 3만2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