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팔이-최권일 정치부 부국장
2023년 10월 11일(수) 00:00
선거 때만 되면 자신들의 경력이나 정치적 비전 제시 없이 특정 정치인의 이름만 팔고 다니는 후보들이 상당수 있다. 유명 정치인의 후광을 업고자 하는 선거 전략이긴 하다. 하지만 선거 때마다 바뀌는 특정 정치인의 ‘이름 팔이’는 유권자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있다. 과거에도 많은 광주·전남지역 선거 출마 예정자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그리고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인연과 경력을 앞세웠다. 대부분 자신의 경력에 이들의 이름을 앞세워 지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과 관련된 경력을 사용해왔다. 이어 ‘친노’(친 노무현) ‘친문’(친 문재인)이 등장했다. 2020년 21대 총선과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대다수 후보들이 문재인 정부 청와대 근무 경력을 앞세워 본인들이 ‘친문’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그런데 내년 4월에 치러질 22대 총선을 앞두고는 ‘친명’(친 이재명)이 대세가 됐다. 그동안 그렇게 ‘친문’이라고 외쳤던 정치인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이제는 ‘친명 팔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과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을 계기로 더욱 심해지는 모양새다. 실제로 광주·전남지역에서 ‘진명’(진짜 친명)으로 꼽히는 출마 예정자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함께 해 온 사람들로,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그런데도 일부 출마 예정자들은 이 대표가 목숨을 건 단식을 할 때 단식 장소를 찾아가 이 대표와 사진을 찍고 이를 SNS에 올려 마치 ‘진명’ 인양 자신들의 선거에 이용하고 있다.

국민의힘도 과거 ‘친박’(친 박근혜) 논란으로 분란을 겪으면서 선거를 망쳤다. 지금은 ‘윤심’ 마케팅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2월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지역에서 내 이름을 팔고 다니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강력하게 경고했다. 선거는 유권자들에게 정치적 비전 제시를 우선해야 한다. 공천만 받고 보자는 식으로, 선거 때만 되면 당 대표나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파는 것은 유권자를 우롱하는 짓이다.

/ck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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