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최대 교역국 중국 경기침체…지역 수출 전선 악재 우려
2023년 08월 30일(수) 13:57
중국 채무불이행 위기 등 부동산시장 위축, 소비침체 이어져
中 경기회복 지연에 최근 전남 중국 수출 연중 20% 이상 감소
7월 中 수출 7억2천만 달러서 5억4천만 달러로 급감

/클립아트코리아

중국의 경기침체가 광주·전남지역 수출 전선에 타격을 주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소비와 투자, 수출 등 중국 경제를 받치고 있는 각종 경제 지표가 악화하는 데다, 물가 상승률까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중국 경제가 가라앉는 모습이다.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일뿐더러, 전남지역 수출국 1위라는 점에서 심상치 않은 중국 경기 불안이 하반기 수출 상승세를 기대하던 지역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30일 지역경제계와 수출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정부가 7월 소매판매·산업생산·투자 등 주요 경제 지표를 발표하면서 경기침체가 더 심화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7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2.5% 증가하는 데 그친데다, 산업생산 증가율도 3.7%로 전월(4.45%)과 시장 전망치(4.5%)에 못 미쳤다. 무엇보다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이슈까지 겹치면서 부동산 투자도 전년 대비 8.5% 하락했다.

특히 앞서 발표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각각 0.3%, 4.4% 하락했는데, 두 지수가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선 게 코로나 사태 이후 충격이 컸던 2020년 11월 이후다. 그만큼 중국의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국내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침체로 우리나라 역시 수출이 위축되고 있다. 덩달아 대중 수출 비중이 큰 전남지역 수출상황이 악화해 지역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감돈다.

이날 한국무역협회 광주전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남지역 수출은 총 28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7.2%나 급감했다.

이런 수출 부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전남의 최대 교역국인 대(對)중국 수출 감소가 거론된다. 전남의 대 중국 수출액 비율은 20%를 웃돌면서 베트남과 호주, 인도, 미국 등을 제치고 최대 교역국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전남에서 중국으로의 수출액은 5억40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28억3000만 달러)의 19% 수준에 머무른 데다, 전년 동기(7억2000만 달러)에 비해서도 25.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앞서 전달인 지난 6월 5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7억8000만 달러) 대비 29.2% 급감하는 등 중국으로의 수출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무역협회 측은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경기회복이 지연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 및 투자가 위축되면서 전남의 중국 수출이 연중 20% 이상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수출 상위 품목을 보면 화공품과 석유제품, 금속광, 철광 등이다. 올 1~6월 상반기 화공품 수출은 19억8200만 달러, 석유제품은 9억4500만 달러, 금속광 1억7400만 달러 등이다.

중국의 부동산 경기침체로 건설 수요가 줄면서 철강과 동광 등 전남의 주요 품목 수출이 감소, 화공품과 석유제품 등 각종 중간재 수출이 부진을 겪고 있다.

지역 수출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중국 경기가 살아나 지역 수출도 증가할 것으로 보였으나,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며 “우리나라는 중국으로 중간재 수출이 많고, 전남 역시 비슷하다는 점에서 중국 경기 침체로 인한 지역 수출 현황이 악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실시간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