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에 우유까지…슈거·밀크플레이션 오나
2023년 08월 29일(화) 17:00
원유 가격 인상에 서울우유, 10월부터 출고가 3% 올리기로
10월 인도 설탕 수출 금지까지 겹치면 식품물가 대란 우려

한 대형마트에서 우유를 고르고 있는 시민들. <광주일보 자료사진>

올 하반기 식품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설탕 가격이 올라 ‘슈거플레이션’(슈가+인플레이션) 재연을 걱정하는 분위기가 커지는 가운데 우유 원유(原乳) 가격 인상에 흰 우윳값이 오르게 되면서 ‘밀크플레이션’(밀크+인플레이션)마저 우려되고 있다. 설탕과 우유 가격 상승에 빵과 커피, 음료 등 전반적인 식품 물가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9일 식품·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올 10월부터 흰 우유 제품 ‘나100%우유’(1ℓ)의 출고가를 대형할인점 기준 3% 인상한다.

이번 인상은 낙농진흥회가 10월부터 마시는 우유에 쓰는 원유(음용유용 원유) 가격을 ℓ당 88원(8.8%) 인상하기로 결정한 것에 따른 것이다.

낙농진흥회는 10월부터 음용유용 원유는 ℓ당 가격을 88원 올려 1084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또 치즈 등 가공 유제품의 재료인 ‘가공유용 원유’는 ℓ당 87원 올려 887원으로 인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원유 가격이 8%수준 올랐으나, 서울우유가 출고가를 3% 수준만 인상한 것은 과도한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는 정부 권고를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우유를 시작으로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등 다른 유업체들도 곧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원유 가격 상승으로 우윳값이 오르면 유제품이 함유된 빵과 아이스크림, 커피 등 가공식품과 외식물가 역시 타격을 입게 된다. 지난해 원유 가격이 ℓ당 49원 올랐을 때도, 우유는 10% 안팎 올랐다. 또 커피와 빙과업계들은 유제품이 함유된 자사 제품의 가격을 줄줄이 인상한 바 있다.

지난 6월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설탕. <연합뉴스>
설탕 가격도 문제다. 세계 설탕 생산 1위 국가인 인도가 올 10월부터 자국에서 생산되는 설탕의 수출을 금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인도는 세계 3대 설탕 수출국가 중 하나로, 3대 설탕 수출국은 지난해 5월~올 4월 전 세계 설탕 생산의 45.8%를 차지했다.

설탕은 우유와 함께 빵과 아이스크림 등 주요 가공식품의 원재료다.

우유와 설탕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 가공식품을 비롯해 외식업계 등 소비자 가격이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광주경제계 관계자는 “올 여름 많은 비와 폭염 등으로 농축산물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우유와 설탕 가격 인상으로 공산품 가격마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식품 물가가 오르면 서민들의 가계부담이 커진다는 점에서 물가상승 흐름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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