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값 또 인상…광주 아파트 분양가 상승세 부추긴다
2023년 08월 24일(목) 18:25
쌍용C&E·성신양회·한일현대시멘트 등 두자릿수 올려
100억 규모 건물 1억원 상당 공사비 상승 발생할 듯
광주 분양가 1년새 평당 275만원 올라 1815만원 수준
건설자재와 인건비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시멘트업체들이 시멘트 가격 인상에 나서 가뜩이나 치솟는 광주지역 아파트 분양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주요 시멘트업체들이 상반기 ‘영업이익 잔치’를 벌어놓고도 또 다시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건축비 인상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지역건설업계와 레미콘업계에 따르면 쌍용C&E와 성신양회는 7월 출하분부터 시멘트 가격을 t당 11만9600~12만원으로 14% 올렸다. 한일·한일현대시멘트도 9월 출하분부터 12.8% 인상한다.

쌍용C&E, 성신양회를 시작으로 한일·한일현대시멘트가 가격 인상에 가담하면서 나머지 시멘트업체인 삼표시멘트, 아세아시멘트, 한라시멘트 등 주요 업체들 역시 가격 인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멘트업계는 전기요금 인상과 유연탄 수입 원가 급증, 환경규제에 따른 설비 투자를 인상을 가격을 인상하게 된 이유로 들고 있다.

시멘트업계가 가격 인상에 나서자 지역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가 더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시멘트와 레미콘, 콘크리트 제품은 주택 등 건축을 위한 건설자재 중 핵심적인 자재로, 이들 원재료의 가격이 오르면 결국 건설 생산 비용 증가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시멘트 가격 불안정이 공사 재료비에 미치는 파급효과’ 보고서를 보면 시멘트 가격이 지금보다 7% 오를 경우 100억원 규모 주거용 건물은 4800만원의 추가 공사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 인상하면 추가 공사비는 6800만원이 필요하다. 시멘트업계가 최근 14% 가격 인상에 나섰다는 점에서 약 1억원 상당의 공사비 상승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또 이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7월 기준 광주지역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당 549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평당(3.3㎡) 1814만6700원인 셈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당 466만6000원에 비해 17.85%(83만3000원)이나 오른 것이다. 불과 1년 사이 광주지역 아파트 분양가가 평당 약 275만원이나 올랐다는 얘기로, 이번 시멘트 값 인상이 지역 아파트 분양가 상승세를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광주를 비롯한 인근 나주·장성·담양·화순지역 레미콘 업체들도 이번 시멘트 값 인상에 운반비도 올라 레미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2021년 6월 이후 최근 2년간 시멘트 공급가격이 7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60% 인상, 같은 기간 1회전당 5만원이던 운반비는 올해 6만4000원으로 28% 올랐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지역의 한 레미콘 회사 대표는 “레미콘 가격은 이달부터 최소 8% 이상 인상을 해야 하지만 이럴 경우 분양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며 “고통분담 차원에서 기존 대표규격(25-24-150)의 가격을 기존 9만5400원에서 10만1200원(6%↑)으로 올리는 등 시멘트 값 인상분 반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된 시멘트업계가 재차 가격 인상에 나선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삼표시멘트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153.4% 급증한 399억원을 기록, 한일시멘트도 100.8% 늘어난 909억원을 기록했다. 성신양회도 영업이익이 287억원으로 72.6% 늘었고, 쌍용C&E는 시멘트 부문 영업이익이 지난해 8억원에서 339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광주·전남도회 측은 “시멘트 제조원가의 30%~40%를 차지하는 유연탄의 가격이 전년 대비 58%나 하락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전기료 등 원자재 가격 인상을 이유로 시멘트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시멘트 업계는 일방적인 가격 인상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실시간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