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떠나는 연구 개발 인재들…인프라 확충을
2023년 07월 14일(금) 00:00
4차 산업혁명 시대 광주·전남 지역 산업과 기업의 혁신을 이끌 연구 개발(R&D) 인재들이 양질의 일자리나 생활 인프라 부족 때문에 고향을 등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성범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과장과 남기찬·조성철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이 그제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광주 지역 연구 기술·개발 직렬 대학 전공자의 지역 내 취업률은 41.6%에 그쳤다. 전국 특·광역시의 평균인 43.8%를 밑도는 수치다. 광주 지역을 떠난 연구 개발 인력들은 전남(28.7%)과 경기(8.3%), 전북(5.3%) 등으로 취업했다.

연구진은 광주가 연구 기술 인력의 수요와 공급 체계에서 모두 전국 평균에 이르지 못하는 ‘수급 의존형’으로 분석했다. 지역 대학을 졸업한 노동력이 지역 내에 머무르지 못하는 것은 물론, 지역 내 취업자 중에서도 지역 대학 졸업자 수가 적어 기술 인력의 배출과 활용도가 좋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다.

전남의 경우 여수·대불 등 국가 산단의 대기업·중견 기업 일자리는 상대적으로 풍부하지만, 지역 내 졸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외부 인력에 의존해야 하는 ‘인력 부족형’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남의 구인·구직 ‘미스 매치 지수’는 -3.3으로, 전국서 구인난이 가장 심각했다. 산단 내 주거·여가 시설이 부족한 탓에 외부로 빠져나가는 인재들이 많은 것이다.

연구 개발 인력은 지역 산업과 기업의 혁신을 이끌고 기술을 고도화하여 성장 동력을 창출한다. 광주·전남이 인공 지능과 에너지, 반도체 등 신산업에서 성과를 내려면 이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환경부터 조성해야 한다. 지자체는 연구 개발 인프라를 적극 유치하고 기업들도 연구소 설립 등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연구 거점도 더 이상 교외가 아닌 소비·문화·창작 활동이 집중되는 도심에 조성, 젊고 창의적인 인재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혁신 생태계 구축을 위한 산학연 공동 연구 네트워크도 한층 강화해야 할 것이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