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4고지 전투’ 신안 출신 6.25 전사자 72년 만에 가족 품으로
2023년 06월 23일(금) 09:45
강원도 철원군에서 세 차례에 걸쳐 유해 발굴
친딸 유전자 채취로 고 김현택 일병 신원 확인

발굴 당시 고(故) 김현택 일병 유해. <국방부 제공>

신안 출신의 국군 전사자가 72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은 “2010년 6월 철원군 마현리 일대에서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을 국군 2사단 소속 고(故) 김현택 일병으로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신원 확인은 전사자들의 병적자료 등을 바탕으로 기동 탐문을 통해 이뤄졌다.

국유단 기동 탐문관은 고인의 병적자료에서 본적지가 신안인 것을 확인한 뒤 행정관서의 제적등본 기록과 비교해 2016년 4월 고인의 딸 김득례(73세)씨를 방문, 유전자 시료를 채취했다.

이후 유해와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를 정밀 대조 분석해 부녀관계를 확인했다.

이번 신원 확인은 유해발굴을 개시한 이후 212번째다.

고인의 유해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3년간 세 차례에 걸쳐 후배 장병들에 의해 수습됐다. 유해 주변에서 숟가락, 약병, M1 탄피 등 다수의 유품도 발굴됐지만 신원을 특정할 만한 단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1926년 2월 신안 증도면에서 4남 3녀 중 둘째로 태어난 고 김현택 일병은 국군 2사단 소속으로 ‘734고지 전투’(1951년 8월 2일 ~ 9월3일)에 참전했다.

입대 전 고향에서 부모님과 농사를 짓다가 결혼해 딸 하나를 둔 그는 1951년 5월 입대해 제주도에서 훈련을 받은 뒤 국군 2사단에 배치됐고, 1951년 8월 15일 25세의 나이로 전사했다.

‘734고지 전투’가 벌어진 곳은 철원군 적근산과 김화군을 연결하는 중부전선의 요충지로 수 차례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됐다.

국유단은 23일 경기도 수원에 있는 유가족의 자택을 찾아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갖고 유가족 대표에게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 등을 설명한 뒤 신원확인 통지서와 호국영웅 귀환패, 유품 등이 담긴‘호국의 얼 함(函)’을 전달한다.

국유단은 “6·25 전사자 신원확인을 위해 국민 여러분의 동참이 절실하다”며 “유전자 시료 채취는 6·25 전사자의 유가족으로서, 전사자의 친·외가를 포함해 8촌까지 신청 가능하며 유전자 정보를 통해 전사자의 신원이 확인될 경우 1000만 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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