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수 상명대 교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알려지지 않은 이면들’ 강연
2023년 05월 11일(목) 19:15 가가
[광주일보 11기 리더스아카데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면 들여다봐야”
역사는 검정·하양 어딘가의 회색
가해·피해자 섣부른 규정 경계를
16일 리더스 아카데미 음악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면 들여다봐야”
역사는 검정·하양 어딘가의 회색
가해·피해자 섣부른 규정 경계를
16일 리더스 아카데미 음악회


지난 9일 오후 광주시 서구 치평동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 ‘광주일보 11기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류한수 상명대학교 교수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역사적 연원과 현황 : 알려지지 않은 이면들’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책임은 두 나라 중 어느 쪽에 있을까요?”
지난 9일 오후 광주시 서구 치평동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 ‘광주일보 11기 리더스 아카데미’ 강단에 선 류한수 상명대학교 교수는 ‘우문’(愚問)을 던져보겠다고 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류 교수는 “질문에 대한 답안으로 ‘러시아 책임 100%’를 대부분 택할 것으로 보이지만, 저는 러시아 70%·우크라이나 30%를 꼽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역사적 연원과 현황 : 알려지지 않은 이면들’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전쟁의 복합적인 성격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류 교수는 ‘역사는 회색’이라는 전제를 두고 입을 뗐다. 역사는 100% 검정, 100% 하양이 없으며 그 가운데 어딘가에 있다는 말이다.
“국내를 비롯한 대다수 언론이 앞다퉈 러시아를 가해자, 우크라이나를 피해자로 규정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전쟁에서 침략을 한 쪽이 비판받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두 국가 간 충돌을 단순화하는 것에 대해 경계해야 합니다. 역사학자가 통념과 다른 역사관을 말하면 큰 반발을 마주하게 되는데, 이건 사학자가 감내해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
국내 최고 러시아 전문가로 손꼽히는 류 교수는 러시아 혁명과 2차 세계대전 등이 얽힌 유럽 현대사를 연구해왔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대하는 국내외 분위기에서 ‘러시아 혐오’(루소포비아)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종교가 국적과 같았던’ 근대 이전에는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 벨라루스인은 사실상 같은 ‘민족’이었다고 설명했다.
“1997년 모스크바에 머물 때 하숙집 주인은 우크라이나인이었고, 그의 전남편은 러시아인이었습니다. 이 같은 민족 혼합은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에도 쉽게 접할 수 있죠.”
류 교수는 우크라이나 출신 두 문학가의 작품을 소개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열을 조명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미국 영화 ‘타라스 불바’(대장 부리바·1962년) 원작자로 알려진 우크라이나 코사크 출신 러시아 소설가 니콜라이 고골(1809~1852)과 우크라이나어를 문학어로 정립한 타라스 셰우첸코(1814~1861)의 문학관을 들여다봤다. 니콜라이 고골은 자신의 정체성을 러시아 제국의 백성으로 여겼지만 타라스 셰우첸코는 우크라이나 민족의식을 싹틔운 지식인으로 성장했다.
류 교수는 1940년대 이른바 ‘인종 청소’를 자행한 스테판 반데라를 영웅으로 추앙하는 오늘날의 ‘일부’ 우크라이나인들의 ‘네오 나치화’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복합적 성격을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 대(對)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 독립주의자’, ‘우크라이나 대 러시아’, ‘미국 대 러시아’ 등으로 층위를 나눠 분석했다.
“미국과 서방의 바람과는 달리, 러시아의 푸틴 정부가 단시일 안에 무너질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러시아가 패하거나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면 다른 러시아가 될 것이고, 그 반대라면 유럽이 달라질 것입니다. 우크라이나의 반러시아 감정은 최소한 수십 년, 길게는 한 세기 넘게 버리지 않을 것이므로, 현 전쟁의 결과가 러시아 안팎에 미칠 파급력은 무거울 것입니다.”
한편 오는 16일 오후에는 광주시 남구 임암동 복합문화공간 ‘어반브룩’에서 ‘광주일보 11기 리더스 아카데미 음악회’가 열린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지난 9일 오후 광주시 서구 치평동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 ‘광주일보 11기 리더스 아카데미’ 강단에 선 류한수 상명대학교 교수는 ‘우문’(愚問)을 던져보겠다고 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역사적 연원과 현황 : 알려지지 않은 이면들’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전쟁의 복합적인 성격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류 교수는 ‘역사는 회색’이라는 전제를 두고 입을 뗐다. 역사는 100% 검정, 100% 하양이 없으며 그 가운데 어딘가에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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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교수는 ‘종교가 국적과 같았던’ 근대 이전에는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 벨라루스인은 사실상 같은 ‘민족’이었다고 설명했다.
“1997년 모스크바에 머물 때 하숙집 주인은 우크라이나인이었고, 그의 전남편은 러시아인이었습니다. 이 같은 민족 혼합은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에도 쉽게 접할 수 있죠.”
류 교수는 우크라이나 출신 두 문학가의 작품을 소개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열을 조명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미국 영화 ‘타라스 불바’(대장 부리바·1962년) 원작자로 알려진 우크라이나 코사크 출신 러시아 소설가 니콜라이 고골(1809~1852)과 우크라이나어를 문학어로 정립한 타라스 셰우첸코(1814~1861)의 문학관을 들여다봤다. 니콜라이 고골은 자신의 정체성을 러시아 제국의 백성으로 여겼지만 타라스 셰우첸코는 우크라이나 민족의식을 싹틔운 지식인으로 성장했다.
류 교수는 1940년대 이른바 ‘인종 청소’를 자행한 스테판 반데라를 영웅으로 추앙하는 오늘날의 ‘일부’ 우크라이나인들의 ‘네오 나치화’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복합적 성격을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 대(對)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 독립주의자’, ‘우크라이나 대 러시아’, ‘미국 대 러시아’ 등으로 층위를 나눠 분석했다.
“미국과 서방의 바람과는 달리, 러시아의 푸틴 정부가 단시일 안에 무너질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러시아가 패하거나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면 다른 러시아가 될 것이고, 그 반대라면 유럽이 달라질 것입니다. 우크라이나의 반러시아 감정은 최소한 수십 년, 길게는 한 세기 넘게 버리지 않을 것이므로, 현 전쟁의 결과가 러시아 안팎에 미칠 파급력은 무거울 것입니다.”
한편 오는 16일 오후에는 광주시 남구 임암동 복합문화공간 ‘어반브룩’에서 ‘광주일보 11기 리더스 아카데미 음악회’가 열린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