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정신, 미래세대가 자발적으로 배우게 해야죠”
2023년 05월 02일(화) 21:05 가가
5·18 정신 미래세대 전파 힘쓰는 윤채현 해남두륜중 교장
절친 ‘고3 시위대’ 차종성씨 떠나 보내며 교육 의지 다져
전교생 등과 5·18 묘지 방문 “교육자로서 역할 다할 것”
절친 ‘고3 시위대’ 차종성씨 떠나 보내며 교육 의지 다져
전교생 등과 5·18 묘지 방문 “교육자로서 역할 다할 것”
5·18민주화운동을 경험한 당사자로서, 교육자로서 땅끝 해남에서 ‘5·18 정신’을 미래 세대에게 전파하기 위해 힘쓰는 이가 있다.
해남 두륜중학교 전교생 31명과 교원 7명 등 총 38명이 지난달 27일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참배했다. <사진>
학생들은 이튿날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일일 기자 체험을 하면서 5·18 관련 교육을 받기도 했다.
이번 행사는 윤채현(61) 해남 두륜중학교 교장이 주도했다. 윤 교장은 1980년 당시 금호고 3학년생으로서 5·18민주화운동 현장에서 시위에 직접 참여했으며, 이 때 몸에 익힌 ‘민주와 정의’ 가치관을 미래 세대에 전파하고자 교사의 길을 걸어 온 이다.
그는 또한 5·18 희생자인 ‘고3 시위대’ 고(故) 차종성씨의 동급생이다. 차씨는 1980년 5월 19일 무등경기장에서 시민을 구타하는 계엄군을 보고 항의했다가 무자비한 구타를 당했고, 45일간 교도소에 수감돼 모진 고문을 받다 석방된 뒤 1983년 3월 고문·구타 후유증으로 숨졌다.
윤 교장은 “(차)종성이와는 함께 5·18 시위에도 참가하고, 재수생활도 같이 한 뒤 전남대에도 함께 진학하는 등 막역한 사이였다”며 “교도소까지 끌려가 고초를 겪었던 종성이가 끝내 숨졌을 때 어찌나 가슴이 아팠는지 모른다”고 돌아봤다. 또 “43년이 지났어도 의지가 꺾이거나 심적으로 지칠 때면 종성이를 떠올리며 ‘올곧게 살아야 한다’는 가치관을 되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윤 교장은 5·18이 자신의 삶을 통째로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고등학생까지만 해도 법대에 진학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민주화 현장을 겪으며 교사로 진로를 바꿨기 때문이다.
“민중항쟁 현장을 누비면서 민주주의와 연대, 정의에 대한 가치관이 몸에 자연스럽게 배었습니다. 국가 폭력에도 흔들리지 않고 미래 세대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전해야 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윤 교장은 차씨를 포함해 금호고 친목 모임 ‘머저리ing’을 창설하기도 했다. 5·18 현장의 기억과 그 의미를 절대 잊지 말자는 뜻에서 역설적인 표현으로 모임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윤 교장은 단순히 5·18정신을 미래 세대에게 설교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교직원·학부모 모두가 교육 주체로서 자발적으로 5·18정신을 배우고 익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지금은 학생들이 직접 민주주의를 깨우치는 활동을 이끌고 있어요. 최근 4·16 세월호 참사나, 4·19 혁명 등 추모 행사를 학생회에서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해남 지역 5·18 유적지와 5·18기념행사를 찾아가보는 등 경험의 폭을 넓혀주는 활동도 계속하고 있죠.”
윤 교장은 “요즘 젊은 세대에서는 연대와 대동정신의 의미가 옅어져 가는 게 보여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이전 세대가 몸소 겪은 5·18정신이 미래 세대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교육자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해남 두륜중학교 전교생 31명과 교원 7명 등 총 38명이 지난달 27일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참배했다. <사진>
이번 행사는 윤채현(61) 해남 두륜중학교 교장이 주도했다. 윤 교장은 1980년 당시 금호고 3학년생으로서 5·18민주화운동 현장에서 시위에 직접 참여했으며, 이 때 몸에 익힌 ‘민주와 정의’ 가치관을 미래 세대에 전파하고자 교사의 길을 걸어 온 이다.
그는 또한 5·18 희생자인 ‘고3 시위대’ 고(故) 차종성씨의 동급생이다. 차씨는 1980년 5월 19일 무등경기장에서 시민을 구타하는 계엄군을 보고 항의했다가 무자비한 구타를 당했고, 45일간 교도소에 수감돼 모진 고문을 받다 석방된 뒤 1983년 3월 고문·구타 후유증으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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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채현 교장 |
“민중항쟁 현장을 누비면서 민주주의와 연대, 정의에 대한 가치관이 몸에 자연스럽게 배었습니다. 국가 폭력에도 흔들리지 않고 미래 세대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전해야 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윤 교장은 차씨를 포함해 금호고 친목 모임 ‘머저리ing’을 창설하기도 했다. 5·18 현장의 기억과 그 의미를 절대 잊지 말자는 뜻에서 역설적인 표현으로 모임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윤 교장은 단순히 5·18정신을 미래 세대에게 설교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교직원·학부모 모두가 교육 주체로서 자발적으로 5·18정신을 배우고 익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지금은 학생들이 직접 민주주의를 깨우치는 활동을 이끌고 있어요. 최근 4·16 세월호 참사나, 4·19 혁명 등 추모 행사를 학생회에서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해남 지역 5·18 유적지와 5·18기념행사를 찾아가보는 등 경험의 폭을 넓혀주는 활동도 계속하고 있죠.”
윤 교장은 “요즘 젊은 세대에서는 연대와 대동정신의 의미가 옅어져 가는 게 보여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이전 세대가 몸소 겪은 5·18정신이 미래 세대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교육자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