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보다 깐깐하게- 정유진 코리아컨설트 대표
2023년 04월 10일(월) 00:30 가가
서비스를 받기 위해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일상다반사가 되었다. 개인정보를 주지 않고서 서비스를 기대한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로 통한다. 앱을 사용하고자 다운로드한다면 개인 정보 수집과 이용, 제공에 관한 동의 절차가 이어진다. 잠시 빅데이터 수집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 등으로 생각이 많아지는가 싶다가도 그저 스치는 생각일 뿐 몸에 밴 습관처럼 정보 제공 동의 요구에 ‘더 보기’를 누르지 않은 채 응하게 된다. 왜냐면 그 내용이 어렵고 길고 뻔할 테니까 말이다.
인터넷 쇼핑은 물론이거니와 가까운 동네 슈퍼와 미용실, 이제는 원하는 서비스를 위해서도 개인정보 동의는 기본이다. 식당에 직접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하려고 보면 아예 업소에서는 앱을 통해 예약하라는 지시에 가까운 안내를 받기도 한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비롯해 줄을 설 필요가 없는 편리성을 앞세워 개인정보 제공 후에 받게 되는 광고 수령 등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정도는 당연한 일쯤으로 여기게 되었다.
사실 플랫폼 서비스 이용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 제공 여부에 따라 특정 기업의 홍보 목적 컨텐츠 소비를 위한 출입에도 제한이 따른 지 오래다. 이미 기업에서 차별화된 개인 맞춤 서비스 제공을 위해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흔하게 경험할 수 있는 일이 되었다.
며칠 전 가 본 서울 모빌리티 행사장에서도 입장권을 제시하고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모 기업에서 특별히(?) 마련했다는 일부 전시장 입장을 위해서는 스마트폰 QR코드는 물론 인증 회신을 받는 절차를 해야만 했다. 관람을 원하는 개인은 이름과 생년월일은 물론이고 거주 지역을 비롯한 관심있는 차량에 이르기까지 많은 정보를 내주어야 하는데 놀라운 것은 그러한 정보 제공에 우리는 선뜻 동의한다는 것이다.
올해 초 가 본 다른 대형 전시장을 떠올려 봐도 마찬가지였다. 궁금증을 유발하도록 출입을 제한한 전시장 앞에서 기업은 마치 특별한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듯 사람들을 줄을 세우고 개인정보에 더해 그들의 관심사와 취향에 관한 데이터를 모으는데 힘을 썼다.
스마트한 세상에서 디지털 기기와 미디어 컨텐츠가 주는 가치와 혜택으로 삶이 풍요로워지고 내게 맞는 차별화된 맞춤 서비스를 포기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기업에서 요구하는 내 개인정보를 쉽게 줄 수만은 없지 않을까? 순간 그리고 깐깐하게 따져 볼 일이다. 서비스를 받기 전 필수 동의를 요구한 것들이 내가 받고자 하는 본질적인 서비스에 해당하는 최소한의 개인정보 제공에 관한 동의를 요하는지 말이다.
‘거대한 해킹’(The Great Hack, 2019)이란 다큐멘터리에서 데이비드 캐롤(David Carroll) 교수의 인터뷰는 데이터 시대에 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우리의 디지털 흔적을 모으고 분석하면 매년 1조 달러 규모의 산업이 되어 우리가 산업의 원자재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누구도 이용 조건을 읽어 보려고는 않는다며 빅데이터 해킹에 대해 경고한다. 우리는 코로나 위기를 겪으며 위기 속에서 개인정보를 주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음을 급하고 빠르게 체화한 셈이다. 그렇기에 습관적으로 관대하게 개인정보를 내어주게 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이제껏 엄청난 개인정보 유출 사고들이 있어 왔다. 나조차도 통신사나 금융사에 준 내 개인정보가 어느 업체로 가는지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모른다. 수많은 기업들이 나의 개인정보를 처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빅데이터, 인공지능 환경에서 스스로 자신의 정보를 통제하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걱정이 앞설 뿐이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국민이 신뢰하고 체감할 수 있는 개인정보의 비전과 정책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올해 초 개인정보 보호위원회에서 밝힌 바 있다. 국가가 나서서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앞장서면서 많은 것들이 보완되고 시정될 것이다. 그렇다고 문제들이 하나같이 해결될 리는 없으며 또 다른 문제들이 계속해서 야기될 것이다. 이제 개인정보에 기반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다만 언제 어디서고 우리의 개인정보 권리가 침해되지 않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정보 제공의 주체인 우리 스스로가 매 순간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올해 초 가 본 다른 대형 전시장을 떠올려 봐도 마찬가지였다. 궁금증을 유발하도록 출입을 제한한 전시장 앞에서 기업은 마치 특별한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듯 사람들을 줄을 세우고 개인정보에 더해 그들의 관심사와 취향에 관한 데이터를 모으는데 힘을 썼다.
스마트한 세상에서 디지털 기기와 미디어 컨텐츠가 주는 가치와 혜택으로 삶이 풍요로워지고 내게 맞는 차별화된 맞춤 서비스를 포기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기업에서 요구하는 내 개인정보를 쉽게 줄 수만은 없지 않을까? 순간 그리고 깐깐하게 따져 볼 일이다. 서비스를 받기 전 필수 동의를 요구한 것들이 내가 받고자 하는 본질적인 서비스에 해당하는 최소한의 개인정보 제공에 관한 동의를 요하는지 말이다.
‘거대한 해킹’(The Great Hack, 2019)이란 다큐멘터리에서 데이비드 캐롤(David Carroll) 교수의 인터뷰는 데이터 시대에 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우리의 디지털 흔적을 모으고 분석하면 매년 1조 달러 규모의 산업이 되어 우리가 산업의 원자재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누구도 이용 조건을 읽어 보려고는 않는다며 빅데이터 해킹에 대해 경고한다. 우리는 코로나 위기를 겪으며 위기 속에서 개인정보를 주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음을 급하고 빠르게 체화한 셈이다. 그렇기에 습관적으로 관대하게 개인정보를 내어주게 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이제껏 엄청난 개인정보 유출 사고들이 있어 왔다. 나조차도 통신사나 금융사에 준 내 개인정보가 어느 업체로 가는지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모른다. 수많은 기업들이 나의 개인정보를 처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빅데이터, 인공지능 환경에서 스스로 자신의 정보를 통제하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걱정이 앞설 뿐이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국민이 신뢰하고 체감할 수 있는 개인정보의 비전과 정책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올해 초 개인정보 보호위원회에서 밝힌 바 있다. 국가가 나서서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앞장서면서 많은 것들이 보완되고 시정될 것이다. 그렇다고 문제들이 하나같이 해결될 리는 없으며 또 다른 문제들이 계속해서 야기될 것이다. 이제 개인정보에 기반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다만 언제 어디서고 우리의 개인정보 권리가 침해되지 않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정보 제공의 주체인 우리 스스로가 매 순간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