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들 삶 되새기며 고전이 가진 현대적 의미 발견”
2023년 04월 04일(화) 20:15
신해진 전남대 국문과 교수 100번째 학술저역서 출간
‘설하거사 남기제 병자사략’ 번역…원천자료 집대성 매진
“17세기는 우리 민족이 왜란과 호란을 겪었던 수난기였습니다. 당시 처참한 상황을 기록으로 남긴 이들이 적지 않았지요. 그런 개인들의 열망과 각성이 담긴 기록을 번역해 오늘의 관점에서 다채롭게 살필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전남대 국어국문과 신해진 교수가 100번째 학술저역서를 발간했다.

신 교수는 조선 후기 문인 남기제가 저술한 ‘아이록’에 수록된 ‘설하거사 남기제 병자사략’을 번역 출간했다. 남기제는 ‘아이록’을 통해 동서 분당 이후 전개된 주요한 정치적 사건을 비롯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문제 등을 노론의 시각으로 정리하고 해석했다.

특히 이번에 번역 출간된 책의 원저는 당시 정치세력 간 당쟁을 둘러싼 환경과 맥락에서 과거의 역사적 사건인 병자호란에 주목했다.

김 교수는 “전란은 최고위층부터 천민까지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었고 당시 조선이 처했던 상황은 오늘날의 국제정세와 유사한 점이 있다”며 “그동안 역사적 보조 자료라는 이유로 실기문헌을 외면한 측면이 있었지만 이 번역서가 당대 정치사뿐 아니라 사상사와 문화사의 움직임을 이해하는 단초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전 산문을 전공한 신 교수는 그동안 조선시대 고문헌자료를 발굴·번역해 원천자료 집대성에 매진해왔다. 특히 그간 학계에서 소홀했던 지역의 고전 자료 발굴, 고소설에 대한 연구를 매개로 고전이 지닌 인문가치를 확산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이번 번역서 출간은 재난 인문학의 관점에서 인문학을 들여다볼 수 있는 가능성을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신 교수는 지금까지 학술저역서 100권을 비롯해 학술지 논문 39편을 출판·게재했다. 우수 학술도서 2회 선정, 학술상 4회 수상하는 등 고전문학의 심층적 연구의 초석을 다지는 데 기여했다.

한편 신 교수는 “지난 10여 년간 한문으로 쓰인 지역의 어문학을 오늘의 관점에서 다채롭게 조명하는 작업을 해왔다”며 “선인들의 삶의 현장과 정신을 되새기는 과정에서 고전이 가진 현대적 의미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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