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힘 가진 시낭송, 독립 장르로 키우고파”
2022년 12월 18일(일) 20:25
전국 시낭송회 13관왕 해남공고 김숙희 교사
영시 등 암송하며 시낭송 매력에 빠져…우울증도 극복
문화예술경영 등 열공 “K-콘텐츠로 발전 힘 보태겠다”

<김숙희씨 제공>

“시 낭송은 치유의 힘을 가진 예술입니다. 시낭송이 더욱 많은 이들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힘들고 우울했던 시기를 시로 극복해 어느덧 전국 시 낭송대회 13관왕을 차지한 목포 출신 한 시 낭송가가 있다.

공립해남공업고등학교 영어교사로 재직 중인 김숙희<사진>씨가 그 주인공. 김 씨는 이달 한미문화 예술재단 이사 및 시 낭송 위원장으로 위촉됐다.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전국 시 낭송대회 13관왕으로 현재는 서울 한국예총 본부 명인으로 선정돼 시 낭송 공연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 교사는 대학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졸업 후 영시 암송을 하면서 시 낭송 매력에 빠졌다. 그러던 중 40대에 심각한 우울증을 겪었고 “시를 통해 인생에 변화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해” 시 낭송 대회에 도전했다.

“몇 년 간 우울증으로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시 낭송으로 내면 치유의 효과를 경험하면서 회복의 과정을 겪었습니다. 노래를 부르듯, 음률을 실어 전달하면서 마음이 정리되고 정화되는 것을 느꼈거든요.”

그는 시 낭송을 통해 삶의 고통을 승화시켜 바깥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광주대 문예 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그는 현재 경희대 대학원 문화 예술경영 과정을 밟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착각을 하지 않기 위한 레시피’라는 시집을 출간하기도 했다. 또한 심사위원, 문화 예술단체 임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 씨는 이 과정에서 문학과 문화 관련 전문적인 식견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부단히 공부하는 시낭송가’라는 자부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학문을 게을리할 수 없었다.

김 교사는 다관왕을 수상한 지금도 학교 업무가 끝나면 곧장 집으로 가지 않고 차에 앉아 시 낭송 연습을 한다. 현재 영시를 포함해 180편의 시를 암송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시어에 녹아들면 자신만의 독특한 시 낭송 리듬을 타게 된다”는 것이 그가 생각하는 낭송의 묘미다. 또한 낭송을 많이 하면 할수록 시를 더 사랑하게 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그의 최종 목표는 시 낭송의 공연화, 학문화, 장르 독립화다. 특히 시 낭송은 시연극, 시 뮤지컬, 시 노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진화하고 있는 만큼 특유의 리듬을 실은 시낭송은 또 하나의 K 문화컨텐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는 “시 낭송이 예술의 한 장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파수꾼 역할을 하고 싶다”며 “문화 예술 경영전공자로서, 시 낭송을 아우르는 ‘문화 창조자’로서 이웃들의 행복을 만드는데 미력하게나마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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