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 가족-이지담 지음
2022년 11월 23일(수) 19:40 가가
“시창작 교실에서 어린이들을 만나고 오는 날 내 마음은 한없이 맑아졌습니다. 동심으로 가는 길 내가 한 발 한 발 옮길 때마다 무성한 숲의 오솔길이 보였습니다.”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인 이지담 시인이 첫 동시집 ‘낙타 가족’(초록달팽이)을 펴냈다.
지난 2014년 재22회 눈높이아동문학대전 아동문학상 동시 부분 최고상을 수상한 이지담 시인은 이번 동시집에서 어린이 눈높이와 마음에서 작품들을 선보인다.
시인은 동시를 가까이 하면 할수록 재미있는 생각을 하게 되고 생각의 폭이 넓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어린이들에게 동시라는 빈 의자 하나를 만들어주고 싶었던 이유다.
시인이 상정하는 의자는 맑고 깨끗하고 따뜻하다. 어린이들을 위해 그런 의자를 만들어주고 싶은 것은 모든 동시를 쓰는 이들의 한결같은 마음일 것이다.
“구름으로 만든 푹신한 의자/ 꽃으로 만든 향기 나는 의자/ 솜사탕으로 만든 달콤한 의자/ 바람으로 만들어 어디든 갈 수 있는 의자/ 엄마가 “사랑”라고 말해주는 가슴 따듯한 의자/ 방으로 만들어 뜯어먹을 수 있는 의자/ 가장 빛나는 별로 엮은 의자/ 상상으로 쌓은 요술 의자 등등”
작품집에는 순진무구한 어린이들의 모습이 나온다. 학교 가는 일도 잊고 올챙이 춤사위에 넋을 잃은 아이부터 우렁이를 잡느라 옷이 흠뻑 젖은 채 학교에 늦은 아이까지 다양하다. 비 오는 날 뒤집힌 우산을 버리고 비를 맞으며 하늘 높이 뛰어오르던 아이도 만날 수 있다.
아이들의 가능성을 시로 그려낸 작품도 눈에 띈다. ‘아무도 모르죠’는 이 땅의 모든 아이들을 향한 애정과 신뢰가 담긴 시다.
“산수유 노란 꽃에서/ 빨간 열매가 맺으리란 걸/ 어찌 알았겠어요// 깨알만 한 작은 무씨가/ 내 다리통만 한 무로 클지/ 누가 알았겠어요// 못생긴 감자 반쪽이/ 예은이처럼 예쁜 보라꽃을 피울지/ 나도 몰랐는걸요// 오늘은 40점 받아왔지만/ 엄마!/ 나중에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잖아요.”
오늘의 점수로 아이들을 환산해서는 안 된다는 무언의 가르침이다. ‘깨알만 한 무씨가 다리통만 한 무로 크게 되리라’는 것처럼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그 자체로 바라봐야한다는 의미다.
한편 이지담 시인은 2010년 서정시학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2019년 미래서정문학상를 수상했다.
시집 ‘고전적인 저녁’, ‘너에게 잠을 부어주다’ 등을 펴냈으며 ‘자물통 속의 눈’이 2017년 세종도서 문학나눔에 선정됐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인 이지담 시인이 첫 동시집 ‘낙타 가족’(초록달팽이)을 펴냈다.
시인은 동시를 가까이 하면 할수록 재미있는 생각을 하게 되고 생각의 폭이 넓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어린이들에게 동시라는 빈 의자 하나를 만들어주고 싶었던 이유다.
시인이 상정하는 의자는 맑고 깨끗하고 따뜻하다. 어린이들을 위해 그런 의자를 만들어주고 싶은 것은 모든 동시를 쓰는 이들의 한결같은 마음일 것이다.
아이들의 가능성을 시로 그려낸 작품도 눈에 띈다. ‘아무도 모르죠’는 이 땅의 모든 아이들을 향한 애정과 신뢰가 담긴 시다.
“산수유 노란 꽃에서/ 빨간 열매가 맺으리란 걸/ 어찌 알았겠어요// 깨알만 한 작은 무씨가/ 내 다리통만 한 무로 클지/ 누가 알았겠어요// 못생긴 감자 반쪽이/ 예은이처럼 예쁜 보라꽃을 피울지/ 나도 몰랐는걸요// 오늘은 40점 받아왔지만/ 엄마!/ 나중에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잖아요.”
오늘의 점수로 아이들을 환산해서는 안 된다는 무언의 가르침이다. ‘깨알만 한 무씨가 다리통만 한 무로 크게 되리라’는 것처럼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그 자체로 바라봐야한다는 의미다.
한편 이지담 시인은 2010년 서정시학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2019년 미래서정문학상를 수상했다.
시집 ‘고전적인 저녁’, ‘너에게 잠을 부어주다’ 등을 펴냈으며 ‘자물통 속의 눈’이 2017년 세종도서 문학나눔에 선정됐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