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산지만 피해” 홍어 어획량 규제 확대해야
2022년 11월 14일(월) 00:05
남도 대표 음식인 홍어의 최대 산지가 신안 흑산도에서 전북 군산으로 바뀌고 있다. 회유성 어종인 참홍어의 전통적 주산지였던 흑산도 근해가 어족 자원 보호를 위한 어획량 규제를 받는 사이 서해안 다른 지역에선 남획되고 있는 탓이다.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전남의 참홍어 생산량은 663톤으로 국내 전체의 51.5%에 달했다. 한데 2021년에는 생산량이 1004톤으로 늘었음에도 국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2%로 급감했다. 반면에 2019년 17.4%(224톤)에 불과했던 군산을 비롯한 전북의 생산량은 2021년 45.4%(1417톤)로 급증했다. 주산지인 흑산도가 어획량 1위의 자리를 처음으로 군산에 내준 것이다.

‘흑산 홍어’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총허용 어획량(TAC: Total Allowable Catch) 규제의 영향이 크다. 이는 어종별로 연간 잡을 수 있는 어획량을 설정하여 수산 자원을 관리하는 제도로, 참홍어의 경우 지난 2016년 흑산도 근해와 인천이 대상 해역으로 지정됐다. 같은 서해안이지만 규제에서 제외된 군산 등에서는 참홍어를 아무런 제약 없이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전남 어업인들은 참홍어가 서해안 전역에 서식하고 있는 데도 흑산도 등 일부 지역만 어획량을 과도하게 제한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따라서 전북 군산, 충남, 경기 해역까지 규제 구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흑산 홍어’는 국산 참홍어를 대표하는 브랜드다. 하지만 국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지면서 명성이 흔들리고 있다. 정부는 무리를 지어 주기적으로 이동하는 참홍어의 특성을 고려해 TAC 지정 해역을 서해안 전역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를 통해 남획을 막고 주산지가 되레 피해를 입는 부작용을 없애야 한다. 전남 해역의 키조개·개조개·오징어·참조기에 대한 어획량 규제 역시 기후변화 등 현장 여건에 맞게 어민 목소리를 반영해 개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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