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천 기자가 추천하는 책] 이상훈의 마을숲 이야기 - 이상훈 지음
2022년 11월 11일(금) 12:00 가가
문화·역사·신앙이 깃든 ‘우리마을 숲’ 이야기
영광 법성진 숲쟁이(법성면 진내리·법성리)는 1514년 조성됐다. 법성진을 조성할 때로 추정되며 인의산 능선을 따라 약 700m에 이르는 숲이다.
지난 2007년 국가 명승 22호로 지정됐을 뿐 아니라 2006년 한국의 10대 아름다운 숲에 지정되기도 했다. 500년 가까운 전통과 역사 그리고 문화를 지닌 남도의 대표 숲이다.
숲쟁이란 용어는 숲정이의 사투리이다. 남도에서 ‘쟁이’는 ‘재’, 다시 말해 성(城)을 뜻하는 어휘로도 쓰였다. 가장 일반적인 의미는 ‘숲으로 된 성’이라 하겠다.
일설에 따르면 법성진 숲쟁이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온다. 풍수설과 연관이 있는데 인의산 와우혈에 관한 내용이다.
숲쟁이는 소가 누워 있는 곳을 중심으로 흙이 쌓여 숲이 생겼다. 그러니 혹여 소가 잠에서 깨어 숲을 망가뜨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년 잔치를 벌여 소를 위무하고 갑자기 움직이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옛 조상들은 이처럼 산을 유기체로 보았다. 누구든지 숲쟁이를 해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숲쟁이 핵심 공간은 부용교 양쪽에 위치한 숲인데 이곳에서 단오제가 열린다.
‘우리마을’과 ‘전통문화의 이해’의 저자인 이상훈 진안문화원 부원장이 최근 발간한 ‘이상훈의 마을숲 이야기’에서 이렇게 말한다. “부용교를 중심으로 조성된 숲쟁이는 낮은 고갯마루로 들어오는 바람을 막아 법성포를 아늑하고 살 만한 땅으로 만듭니다. 풍수적으로 법성포를 명당으로 만들기 위한 하나의 장치가 영광 법성진 숲쟁이인 것입니다.”
이번 책에는 저자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만난 마을숲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오랜 세월 마을을 지켜보며 우리와 함께 했던 숲은 마을의 역사와 함께 호흡해온 귀중한 문화자산이다.
저자는 먼저 삶의 터전인 진안과 장수를 비롯해 임실, 무주, 완주와 전주의 마을숲을 소개한다. 그리고 나서 전국의 유명한 마을숲을 하나하나 소개한다.
진안을 비롯한 저자의 전북의 숲은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 위주로 전개된다. 진안의 아름다운 마을숲 1번지 하초 마을숲은 불완전한 땅을 완전하게 자연과 조화를 이룬 곳으로 본다.
이곳은 생명의 숲에서 매년 실시하는 ‘2005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조선 중엽 도선국사는 마을 뒷산을 보고 마치 말이 풀을 뜯는 모습과 유사하다 하여 상초(上草), 중초(中草), 하초(下草)라 이름 지었다고 전해온다.
마을숲은 외부로부터 마을을 차단하고 있다. 풍수지리에 따르면 기가 흩어져 나가는 것을 방비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곳에 터를 잡고 사는 이의 삶이 우선이지 낯선 이들의 구경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임실의 방동 마을숲은 비바람을 막아내며 마을을 품어왔다. 관촌면 방수리 방동마을숲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온다. 이곳은 200~300년 전 황 장군 부부가 조성한 제방림이다. 마을 앞에는 ‘숲밑에뜸’이라 불리는 농경지가 있었는데 근처 강이 범람하는 것을 막고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부부가 나무를 심었다는 이야기다. 황 장군 부부는 고을의 높은 사람이었을 거라는 추정이다.
책에는 금오도 해송숲에 관한 부분도 기술돼 있다. 직포마을의 우람한 해송은 당산나무와 같은 느낌을 준다. 30여 그루의 해송이 방풍림의 기능을 하고 있는데, 마을 해송숲은 부안 모항과 유사한 해변을 중심으로 펼쳐져 있다.
이밖에 책에는 덕음산 품속에 자리잡은 해남 녹우당의 해송숲을 비롯해 해남 서림공원에 자리한 서림숲 섬진강 백사장에 펼쳐진 하동 송림, 마을 공동체 정신을 간직한 고성 장상 마을숲, 홍수로 인한 범람을 막기 위해 조성된 함양 도천의 마을숲 등이 소개돼 있다. <푸른길·2만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지난 2007년 국가 명승 22호로 지정됐을 뿐 아니라 2006년 한국의 10대 아름다운 숲에 지정되기도 했다. 500년 가까운 전통과 역사 그리고 문화를 지닌 남도의 대표 숲이다.
일설에 따르면 법성진 숲쟁이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온다. 풍수설과 연관이 있는데 인의산 와우혈에 관한 내용이다.
숲쟁이는 소가 누워 있는 곳을 중심으로 흙이 쌓여 숲이 생겼다. 그러니 혹여 소가 잠에서 깨어 숲을 망가뜨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년 잔치를 벌여 소를 위무하고 갑자기 움직이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책에는 저자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만난 마을숲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오랜 세월 마을을 지켜보며 우리와 함께 했던 숲은 마을의 역사와 함께 호흡해온 귀중한 문화자산이다.
저자는 먼저 삶의 터전인 진안과 장수를 비롯해 임실, 무주, 완주와 전주의 마을숲을 소개한다. 그리고 나서 전국의 유명한 마을숲을 하나하나 소개한다.
진안을 비롯한 저자의 전북의 숲은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 위주로 전개된다. 진안의 아름다운 마을숲 1번지 하초 마을숲은 불완전한 땅을 완전하게 자연과 조화를 이룬 곳으로 본다.
이곳은 생명의 숲에서 매년 실시하는 ‘2005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조선 중엽 도선국사는 마을 뒷산을 보고 마치 말이 풀을 뜯는 모습과 유사하다 하여 상초(上草), 중초(中草), 하초(下草)라 이름 지었다고 전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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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법성진 숲쟁이는 500년 가까운 전통과 역사, 문화를 지닌 남도의 대표 숲이다. <사진 영광군 제공> |
임실의 방동 마을숲은 비바람을 막아내며 마을을 품어왔다. 관촌면 방수리 방동마을숲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온다. 이곳은 200~300년 전 황 장군 부부가 조성한 제방림이다. 마을 앞에는 ‘숲밑에뜸’이라 불리는 농경지가 있었는데 근처 강이 범람하는 것을 막고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부부가 나무를 심었다는 이야기다. 황 장군 부부는 고을의 높은 사람이었을 거라는 추정이다.
책에는 금오도 해송숲에 관한 부분도 기술돼 있다. 직포마을의 우람한 해송은 당산나무와 같은 느낌을 준다. 30여 그루의 해송이 방풍림의 기능을 하고 있는데, 마을 해송숲은 부안 모항과 유사한 해변을 중심으로 펼쳐져 있다.
이밖에 책에는 덕음산 품속에 자리잡은 해남 녹우당의 해송숲을 비롯해 해남 서림공원에 자리한 서림숲 섬진강 백사장에 펼쳐진 하동 송림, 마을 공동체 정신을 간직한 고성 장상 마을숲, 홍수로 인한 범람을 막기 위해 조성된 함양 도천의 마을숲 등이 소개돼 있다. <푸른길·2만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