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나는 거문도…‘생태 휴식제’ 확대해야
2022년 11월 03일(목) 00:05
낚시객들의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로 심각하게 훼손됐던 거문도의 생태계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년간 ‘생태 휴식제’를 통해 출입을 통제하고 해양 쓰레기를 수거한 결과다.

동도·서도·고도 등 세 개의 유인도가 교량으로 연결된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여수시 거문도는 그동안 낚시객들이 대거 몰리면서 생태와 경관이 크게 훼손됐다. 이에 따라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지난해 9월부터 거문도 서도의 서쪽 해안을 ‘갯바위 생태 휴식제’ 시범 사업 지역으로 선정해 낚시객의 출입을 통제하고 주민·시민단체와 함께 생태계 회복에 힘썼다.

지난 1년 동안 낚싯대를 고정할 때 사용하는 폐납 272㎏을 제거하고, 낚싯대를 고정하기 위해 갯바위에 뚫은 구멍 180여 곳을 복원했다. 무단출입과 불법 행위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과 순찰을 진행해 33건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813㎏의 해양 쓰레기를 수거했다.

그 결과 국립공원연구원의 갯바위 오염 실태 조사에서는 ‘심각’ 수준이었던 아홉 곳이 1년여 만에 ‘경미’하거나 ‘보통’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폐납·해양 쓰레기·생태계 훼손 정도를 등급화해 평가한 ‘갯바위 종합 오염도’는 10.3점에서 6.5점으로 37% 감소했다. 따개비 등 생태계 건강성을 보여주는 해양생물의 평균 서식 밀도는 1㎡당 5.54 개체에서 8.77 개체로 58% 높아졌다.

생태 휴식제가 오염도 감소와 생태계 건강성 회복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이를 거문도 전 지역에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무분별한 이용으로 훼손이 심각한 국립공원 일부 지역에 대한 출입을 한시적으로 통제하여 자연성 회복을 유도하는 휴식년제의 효과는 그동안 지리산 등 여러 곳에서 입증됐다. 오염이 심하고 보호가 절실한 다른 국립공원 지역에도 생태 휴식제를 적극 확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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