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트라우마’ 심리 상담·치료 적극 지원을
2022년 11월 03일(목) 00:05
이태원 핼러윈 참사 트라우마가 생각보다 심각하다. 참사 현장을 직접 경험한 사람과 희생자 유가족은 물론이고 언론 매체를 통해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목격한 일반 국민들까지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이태원 참사처럼 사고를 경험하면서 겪은 트라우마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라고 한다. PTSD는 전쟁·고문·자연재해·사고 등 심각한 외부 스트레스를 겪은 뒤 나타나는 정신적 장애를 광범위하게 말한다.

하지만 8년 전 세월호 참사나 이번 이태원 참사처럼 인재(人災)의 경우 사전 준비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국민들이 받는 충격은 훨씬 크다. 세월호 당시 국민들은 ‘이게 나라냐’며 탄식하면서 정부의 역할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이번 이태원 참사도 마찬가지다. 국민들은 사전에 대규모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고 사후에도 유가족과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실망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우리 지역에서도 이태원 참사 후유증으로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녀를 수도권 등 타지에 둔 부모들은 매일 안부 전화로 안녕을 살피고 가능하면 직장을 부모가 있는 곳으로 옮기라고 호소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참사 당시 상황을 영상으로 본 사람들은 두통과 불안감, 죄책감에 시달려 심리치료센터에 상담을 신청하고 있다. 특히 10대, 20대들은 또래들이 희생됐다는 사실에 감정이 이입돼 우울감과 상실감, 수면장애 등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와 구청 등 자치구 정신건강복지센터와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부가 운영하는 심리지원센터에선 전화 및 대면 상담을 통해 트라우마 치료에 나서고 있다. 당연한 대응이지만 유가족 등 참사 당사자는 물론 시민들이 ‘됐다고 할 때까지’ 심리 상담과 치료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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