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농민들 “쌀값 안정화” 절규 외면할건가
2022년 09월 06일(화) 00:05
쌀 생산비가 끝없이 상승하고 있음에도 가격은 한없이 추락해 수확기를 앞둔 농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전남농협 양곡자재단에 따르면 올해 추석을 앞두고 출하된 햅쌀(조생종) 가격은 20㎏ 기준 4만 3000원~4만 5000원(도매가격) 선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출하된 햅쌀보다 23.2%(1만 3000원) 떨어졌다. 재고 쌀과 수요 감소로 인해 떨어진 쌀값이 햅쌀 가격까지 끌어내린 것으로, 쌀값 폭락세는 올해 초부터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전국 농협 창고의 쌀 재고량도 7월 말 기준 43만 톤에 달한다. 전년도 같은 기간 쌀 재고량(전국 23만 7000톤)보다 80.6% 많다. 전남의 경우 전년도 7월보다 무려 191.4%가 많은 10만 톤이 남아 있다. 재고량이 많은 상황에서 지역 농협이 전년보다 높은 가격으로 전체 햅쌀의 90%에 이르는 중만생종 햅쌀을 사들이기는 어려운 구조다. 농민들은 “조생종 햅쌀 판매가격 하락에 이어 추석 이후 수확하는 중만생종 농협 수매가의 하락, 중만생종 햅쌀 판매가격 하락 등 폭락의 악순환이 시작됐다”며 한숨만 내쉬고 있다.

급기야 농민들이 시위에 나섰고 쌀 주요 생산지인 전국 8개 시도지사가 공동 성명을 통해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쌀 10만 톤 시장 격리, 양곡관리법 개정을 통한 자동 시장 격리제 시행 의무화, 논 타작물 재배 사업 국고 지원 부활 등을 서둘러 달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일손 부족과 농자재값 폭등에 시름겨운 농민들에게 쌀값 폭락은 재앙이나 다름없다. 정부는 식량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농민들과 자치단체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된다. 쌀값 추가 폭락을 막기 위한 단기 처방으로 시장 격리를 우선 추진하고 제도적으로 쌀값 안정화를 위한 양곡 관리법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 쌀 소비 촉진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특단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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