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해진 시의회 거수기 넘어 감시자 거듭나길
2022년 09월 02일(금) 00:05 가가
민선 8기 들어 광주시의회가 광주시와 광주시교육청에 대한 강한 견제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강기정 시장과 이정선 교육감의 주요 공약 사업 예산을 여론 수렴이나 준비 부족을 이유로 전액 삭감하는 등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광주시의회는 그제 제30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광주시가 요청한 세출 예산 가운데 32억 2500만 원을 삭감한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수정 의결했다. 대표적인 삭감 예산은 수소 트램 용역비(도시철도망 구축 계획 수립·1억 원)이다. 지하철이 지나지 않는 기아챔피언스필드~종합버스터미널~농성역(2.6㎞)을 연결하는 수소 트램은 강 시장이 강한 추진 의지를 보이고 있는 역점 사업이다. 이에 대해 시의회는 “시민의 의견을 묻지 않아 공론화가 필요하다”며 제동을 걸었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의 주요 공약이었던 학교 정보화사업 예산 302억 원도 전액 삭감됐다. 이 사업은 고교학점제에 대비해 원격 강의 수강에 필요한 태블릿PC를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고교생까지 무상 보급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의회는 기기 활용에 대한 분석이나 조사가 충분하지 않아 사전 준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예산을 반영하지 않았다.
지방자치는 자치단체와 지방의회 두 개의 축으로 돌아간다.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는 행정이 자치단체의 몫이라면, 편성된 예산을 심의하고 집행 과정을 감시하는 것은 의회의 몫이다. 따라서 양자 간 견제와 균형이 중요하다. 하지만 광주시의회는 오랫동안 민주당이 독점하면서 거수기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갓 출범한 광주시의회가 집행부와 ‘허니문’으로 여겨지는 기간에 시장·교육감의 주요 공약 예산을 삭감한 것은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견제와 감시를 강화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의회가 광주시와 소통과 긴장을 유지하면서 대안을 제시하는 새로운 의회상을 정립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갓 출범한 광주시의회가 집행부와 ‘허니문’으로 여겨지는 기간에 시장·교육감의 주요 공약 예산을 삭감한 것은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견제와 감시를 강화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의회가 광주시와 소통과 긴장을 유지하면서 대안을 제시하는 새로운 의회상을 정립해 나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