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장도 원정 수술’ 의료체계 점검 공백 막아야
2022년 08월 17일(수) 00:05 가가
맹장염 증세를 보이던 세 살배기 유아가 광주에서 수술을 받을 병원을 구하지 못해 대전까지 이송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신고를 받은 119구급대가 병원 10여 곳에 문의했지만 하나같이 의료진과 병실이 없다는 이유로 손사래를 쳤기 때문이다.
광주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1시께 “생후 27개월 된 A군이 고열과 복통 증세를 보여 119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전화가 걸려 왔다. 119구급대에 의해 광주 북구의 아동병원으로 이송된 A군은 “충수염(맹장염)일 가능성이 있어 긴급 수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A군이 입원한 곳은 광주에서 200㎞나 떨어진 대전 충남대병원이었다. 119구급대가 소아 외과수술이 가능한 광주 지역 16개 병원에 문의했지만 모두 ‘수용 불가’ 입장을 보인 탓이다. 조선대병원은 소아 외과의사의 부재로 수술이 어렵다고 했고, 전남대병원은 “수술실이 꽉 차 있다”고 밝혔다. 수소문 끝에 A군은 이날 오후 7시를 넘겨 충남대병원에 도착했고 정밀진단 결과 급성 맹장염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아 다행히 수술 없이 광주로 돌아왔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 영광의 제조 공장에서 일하던 B(37)씨는 손가락 두 마디를 절단당하는 사고를 당했다. 하지만 광주에 있는 접합 전문 병원과 대형병원들이 모두 환자를 받을 형편이 되지 않는다고 하는 바람에 전북 전주의 한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아야 했다.
이들 사례는 광주·전남 지역 의료시스템의 허술함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수시로 발생하는 급성 질환이나 사고조차 지역 내에서 대응하지 못하는 의료 공백이 노출된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비슷한 상황이 언제라도 재발할 수 있는 만큼 의료체계에 대한 긴급 점검을 통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부족한 필수의료 인력 확충과 대학병원 및 일반 병원 간 연계 체계 구축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하지만 A군이 입원한 곳은 광주에서 200㎞나 떨어진 대전 충남대병원이었다. 119구급대가 소아 외과수술이 가능한 광주 지역 16개 병원에 문의했지만 모두 ‘수용 불가’ 입장을 보인 탓이다. 조선대병원은 소아 외과의사의 부재로 수술이 어렵다고 했고, 전남대병원은 “수술실이 꽉 차 있다”고 밝혔다. 수소문 끝에 A군은 이날 오후 7시를 넘겨 충남대병원에 도착했고 정밀진단 결과 급성 맹장염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아 다행히 수술 없이 광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