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유료화 ‘콘텐츠 소비 불평등’ 해소 대책을
2022년 08월 08일(월) 00:10 가가
국가대표 공격수 손흥민이 뛰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경기도 이젠 돈을 내야만 볼 수 있게 됐다. 국내 EPL 중계를 맡고 있는 ‘스포티비’(SPOTV)가 엊그제 개막한 새 시즌부터 중계권 비용 급등 등을 이유로 해당 경기 중계를 유료 채널로 옮겨 진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토트넘과 K리그 올스타 간 축구 경기 역시 ‘쿠팡플레이 시리즈’에서만 시청할 수 있었다. 쿠팡플레이 시리즈는 ‘쿠팡 와우 멤버십’ 고객들만을 위한 스포츠 이벤트여서, 이 경기를 실시간으로 보기 위해 TV 앞에 앉은 시민들은 허탈감을 느껴야 했다.
이러한 변화는 그동안 지상파나 케이블TV에서 누구나 볼 수 있었던 인기 스포츠 중계가 잇따라 OTT(Over The Top: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으로 옮겨가면서 비롯되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대세로 자리한 OTT의 스포츠·드라마·영화 등 독점 콘텐츠를 보려면 매달 일정액의 돈을 내야만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OTT의 유료화는 가속화되는 추세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한국 드라마로 세계적 인기를 모은 ‘오징어 게임’ 등도 해당 플랫폼에 가입해야만 볼 수 있었다.
문제는 이로 인해 스포츠·드라마 시청을 오락거리로 삼아 온 서민들의 박탈감이 커지고 있는 점이다. 유로 서비스가 증가하면서 결제를 하지 못하는 시청자들은 해당 콘텐츠를 아예 볼 수 없어 미디어 소비에서도 불평등과 양극화가 빚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OTT의 콘텐츠 독점은 노년층이나 경제적 취약계층의 ‘보편적 시청권’을 침해할 수 있다. 방송법은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스포츠 이벤트의 경우 전국민이 시청할 수 있는 방송 수단을 확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제 보편적 시청권에 대한 활발한 논의를 통해 경제 사정에 따라 시민의 문화 향유 격차가 커지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