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서호 전남도농기원연구사 “전남에 적합한 벼 품종 개발로 소득 안정 기여하고파”
2022년 07월 12일(화) 21:30
10년 연구 끝 ‘새청무’ 개발
한국육종학회 최고 권위상 수상…밥맛 좋아 국내외 인기
전남 10대 브랜드쌀 중 6개 차지 “새 품종 개발 계속할 것”
광주 전남은 다양하고 특색있는 먹거리로 맛의 고장이라 불리지만, 밥 맛 만큼은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전남도농업기술원이 새로운 벼 품종 개발로 ‘밥 맛 또한 좋은’ 호남으로 평가받는 데 일조를 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전남도농업기술원 신서호(54·사진) 연구사가 개발한 고품질 밥쌀용 벼 품종 ‘새청무’가 전남 벼 농가에 보급되면서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신 연구사는 최근 고품질 밥쌀용 벼 품종 ‘새청무’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코레곤품종상을 수상했다. 코레곤품종상은 한국육종학회에서 수여하는 최고 권위있는 상으로, 새로운 품종을 개발해 보급한 공로가 큰 연구자를 대상으로 수상하는 상이다.

“전남에서는 2010년대 ‘새누리’ 품종이 약 50% 재배되고 있었습니다. 수확량이 많고 재배가 편한 품종이지만 다소 밥맛이 좀 떨어지는 면이 있었어요. 이 때문에 호남미는 저가에 팔리는 상황이었습니다. 반면 ‘청무’ 품종은 맛은 좋지만, 수량이 적고 병해충에 약한 단점이 있었죠. 두 품종의 장점을 합한 새로운 품종 개발에 나서게 된 이유입니다.”

신 연구사는 지난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간 수만번의 교배 끝에 ‘새청무’를 개발해 냈다. ‘새누리’와 ‘청무’의 이름을 각각 따 ‘새청무’라 이름을 붙였고, 전남 농가에 보급했다. 그에 따르면 “밥 맛이 좋고, 도정에도 적합하고, 재배 과정에서의 안정성도 좋다”는 평가를 받은 ‘새청무’는 지난해 전남 벼 재배면적의 절반(44%) 가량인 6만 8000㏊를 차지할 정도로 전남의 대표 품종으로 자리잡았다.

새청무 개발은 전남 농가들에게는 희소식이었다. “기존 벼 품종은 전남 외 타지역에서 개발된 탓에 여름철 낮과 밤의 온도차가 적은 전남 기후와는 맞지 않은 점이 있었다”는 것이다. 벼가 가진 장점을 살리기 어려웠던 차에 전남의 기후환경에 맞는 품종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새청무’는 수도권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반응이 좋습니다. 충남, 강원, 경남에서도 7000㏊ 가량 재배 되고 있었습니다. 경남도 4개 시·군은 ‘새청무’를 비축미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신 연구사는 올해 전남 10대 브랜드 쌀 가운데 대상을 포함한 6개 브랜드가 ‘새청무’ 품종이라고 한다. 또 ‘새청무’로 만든 쌀과 즉석밥은 미국, 러시아 등 5개국에 수출돼 소비 진작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는 전남 대표 품종으로 자리잡은 ‘새청무’ 장점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재배기술을 개발, 보급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 아울러 신품종 개발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전남 재배면적 26%를 차지하는 ‘신동진’ 품종은 쌀알이 커 대량급식소에서 선호하는 품종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잘 쓰러지는 단점이 있죠. 우리 지역에 적합한 품종을 개발 육성해 벼 재배농가의 소득 안정에도 기여하고 싶습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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