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일과 5·18 - 김미은 문화부장
2022년 06월 16일(목) 00:30 가가
5월이 되면 꼭 불려졌으면 하는 노래가 있었다. 2020년 5·18 40주년 기념식에서 선보인 ‘내 정은 청산이오’(감독 장민승) 영상 속에 흐르던 노래다. 옛 국군통합병원 등 5월 현장과 도미야마 다에코의 석판화, 음악이 어우러진 25분 분량의 작품 마지막에 흐르던 곡은 청아한 정훈희 목소리에 실려 마음을 울렸다. 흑백 화면 속 하얀 들판 위로 눈발이 흩날릴 때, 잔잔한 피아노 반주에 맞춰 그녀는 노래한다.
“나를 붙잡지 못한 걸 후회하지 말아요/ 날 기억해 주는 것 그걸로 되었소/ 언제 우리 웃으며 또 만날 건지/ 그때까지만 그대여 부디 잘 계시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바탕으로 편곡해 멜로디는 익숙하다. 가사는 윤상의 ‘달리기’ 등을 쓴 박창학 작사가가 썼다.
작품 전체 음악의 작곡·편곡 작업을 하고 피아노로 연주한 주인공은 ‘오징어 게임’ ‘기생충’의 정재일 음악감독이다. 영화·연극·무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그는 박효신·김동률·보아·아이유 등 가수들의 음반 연주자와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최근에는 임영웅의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스트링 편곡을 맡았다.
정재일이 세계적인 레이블 ‘데카 레코드’와 계약을 체결해 화제다. 1929년 설립된 데카는 도이치 그라모폰과 함께 클래식을 대표하는 레이블 중 하나로 게오르그 솔티, 정경화, 루치아노 파바로티 등이 음반을 낸다.
다음달 22일 선보이는 첫 앨범은 정규 3집 ‘시편’(psalms) 인터내셔널 버전이다. 지난 2월 국내 발매된 ‘시편’은 그가 작곡·오케스트레이션·피아노·프로그래밍을 도맡은 앨범으로 5·18 40주년 음악을 위촉받은 뒤 느꼈던 것들을 녹여 냈다. 그는 40주년 작업의 여운을 안고 5·18과 부마항쟁, 서울올림픽 등 근현대사를 다룬 프로젝트 ‘둥글게 둥글게’에 참여했고, 그때 작업한 곡들을 앨범에 담았다.
감동적이었던 ‘내 정은 청산이오’는 40주년 이후에는 5월 행사 등에서 만날 수 없어 아쉬웠다. 아련한 정훈희의 목소리로 들려지는 노래는 ‘오월 광주’를 알리는 노래로 손색이 없다. 영상 작품도 노래도 많이 보여지고, 불려지면 좋겠다. 새로운 ‘오월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도 의미 있지만 말이다. /김미은 문화부장 mekim@kwangju.co.kr
작품 전체 음악의 작곡·편곡 작업을 하고 피아노로 연주한 주인공은 ‘오징어 게임’ ‘기생충’의 정재일 음악감독이다. 영화·연극·무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그는 박효신·김동률·보아·아이유 등 가수들의 음반 연주자와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최근에는 임영웅의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스트링 편곡을 맡았다.
감동적이었던 ‘내 정은 청산이오’는 40주년 이후에는 5월 행사 등에서 만날 수 없어 아쉬웠다. 아련한 정훈희의 목소리로 들려지는 노래는 ‘오월 광주’를 알리는 노래로 손색이 없다. 영상 작품도 노래도 많이 보여지고, 불려지면 좋겠다. 새로운 ‘오월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도 의미 있지만 말이다. /김미은 문화부장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