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낙생 - 최권일 정치부 부국장
2022년 06월 08일(수) 01:00
‘광주·전남은 한 뿌리’라는 구호는 이제 귀에 박힐 정도다. 지리적·역사적·정치적으로 천년의 역사를 함께했지만, 행정적으로 경계가 나뉜 지 36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정작 광주·전남 상생(相生)은 구호에 그치고 있다.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 빛가람혁신도시 공동 발전 기금, 나주 SRF(생활쓰레기 고형폐기물 연료) 열병합발전소 갈등 등 지역의 굵직한 현안마다 상생보다는 갈등과 대립이 표출되면서 여전히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방자치 시대가 열리면서 자치단체 간 경쟁은 불가피할 수 있다. 또한 지역 간 첨예하게 엇갈리는 이해관계를 극복하기 힘든 점도 있다.

그러나 뿌리가 같은 광주와 전남이 서로 협력해 모두가 잘살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자원과 역량을 헛되이 소비하는 과도한 경쟁보다는 협력과 상생을 통해 ‘더불어 잘사는 지역’을 만드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특히 올해 연이어 치러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호남은 정치적으로 고립된 섬이 됐다. 경기와 호남, 제주를 제외하고는 지방 권력이 국민의힘에 쏠려 정치적 고립을 극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광주·전남의 협력과 연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 됐다.

다음 달이면 새로운 민선 8기가 시작된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광주·전남의 ‘초광역 협력 시대’를 이끌 선장은 강기정 광주시장 당선인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맡게 됐다. 선거 과정에서 같은 민주당 후보로서 ‘원팀’ 행보를 보인 두 당선인은 ‘상생’에 방점을 찍었다.

특히 강 당선인은 최근 광주시청 간부들을 만난 자리에서 전남과 상생 발전 방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전남에 줄 것은 충분히 주고, 양보도 많이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한다.

서로 아끼고 사랑하면 즐거운 날이 찾아온다는 뜻의 ‘상생낙생’(相生樂生)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민선 8기에는 광주와 전남이 ‘상생낙생’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최권일 정치부 부국장 ck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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