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워싱-장필수 사회담당 편집국장
2022년 06월 01일(수) 02:00
요즘 기업의 최대 화두는 ESG 경영이다. ESG는 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약자로 기업이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경영을 해야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MZ세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4.5%가 ESG를 실천하는 착한 기업의 제품을 추가 지불을 하더라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ESG 가운데서도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친환경 경영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우리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사업한다’라는 사명으로 유명하다. 유기농과 공정 무역 제품으로 오래 입을 수 있는 의류를 생산해 대표적인 친환경 기업으로 떠올랐다. 마켓컬리는 비닐과 플라스틱 포장이 많은 배송·유통 업계에서 ‘퍼플 박스’라는 종이 포장재로 주목받고 있다.

ESG 경영이 뜨다 보니 역효과로 ‘그린 워싱’(Green Washing)이란 말까지 등장했다. ‘Green’(녹색)과 ‘Whitewashing’(눈가림)이 합쳐진 말로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녹색 경영을 표방하는 것처럼 홍보하는 것을 의미한다. 네슬레가 알루미늄 커피 캡슐을 판매하면서 캡슐을 재활용하겠다고 하지만 수거율이 30%에 못 미친다거나, 스타벅스가 1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리유저블(다회용) 컵과 종이 빨대를 내놓았지만 실제로는 친환경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그린 워싱의 사례들이다.

어제(5월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담배회사가 꽁초 줍기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 전형적인 그린 워싱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 연구교육센터장은 담배회사들이 플로깅(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행동)을 통해 담배꽁초 줍기 행사를 하는데 실상을 들여다보면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담배로 인한 환경 파괴를 소비자 탓으로 전가한다고 주장했다. 담배 생산을 위해 연간 6억 그루의 나무가 베어지고 흡연으로 방출되는 8400만t의 이산화탄소가 온실 효과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담배가 건강뿐 아니라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는 메시지다.

/bung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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