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원 감독-송기동 예향부장·편집국 부국장
2022년 05월 31일(화) 01:00 가가
요즘 상영 중인 영화 ‘오마주’(감독 신수원)는 1960년대 활동한 홍은원(1922~1999) 감독의 존재를 드러낸다. 부끄럽게도 이번 영화를 통해 ‘미망인’(1955년)을 연출한 박남옥 감독에 이은 두 번째 여성 감독에 대해 비로소 알게 됐다. 영화는 독립영화 감독인 지완(이정은 분)이 홍 감독의 데뷔작 ‘여판사’(1962년)의 필름을 복원하기 위한 여정 속에서 1세대 선배 여성 영화인의 잊혀진 활동상과 현재 여성 영화인이 겪는 현실을 교차시켜 보여 준다. 프랑스어 오마주(hommage)는 ‘존경’ ‘경의’를 의미한다.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운영하는 영화 전문 웹사이트(KMDB)에 따르면 순천 태생인 홍 감독은 ‘여판사’(1962년)와 ‘홀어머니’(1964년) ‘오해가 남긴 것’(1965년) 등 세 편의 영화를 연출했다. 홍 감독은 1946년 최인규 감독의 영화 ‘죄없는 죄인’의 스크립터로 영화계에 첫발을 들였으며, 오랫동안 시나리오 작가와 조감독으로 활동했다. 1956년 조감독을 맡은 ‘백치 아다다’(감독 이강천)에서 우리 귀에 친숙한 동명의 주제곡 노랫말을 쓰기도 했다.
홍 감독은 40세 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여판사’ 메가폰을 잡으며 “여자를 그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영화 개봉 후 “빠른 템포의 ‘카팅’(커팅)과 요령있는 ‘스토리텔링’으로 재미있는 통속 오락영화를 만들었다”(조선일보 1962년 11월 9일)는 평을 받았다. 당시 기사마다 홍 감독 이름 앞에 ‘현역 감독 중의 홍일점’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 배우가 지난 28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 영화제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남우 주연상을 각각 수상했다. 이번의 수상 쾌거는 한국 영화 100년의 역사 속 수 많은 선배 영화인들이 다진 토대를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일 것이다.
관객들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몰리는 반면 잘 만든 한국 영화들은 외면하기 일쑤다. 좋은 영화를 만들겠다는 한국 영화인들의 창작 열정은 과거나 현재에도 변함없을 것이다. 세계인들을 매료시키는 ‘K-무비’의 미래는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song@kwangju.co.kr
관객들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몰리는 반면 잘 만든 한국 영화들은 외면하기 일쑤다. 좋은 영화를 만들겠다는 한국 영화인들의 창작 열정은 과거나 현재에도 변함없을 것이다. 세계인들을 매료시키는 ‘K-무비’의 미래는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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