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쌍사자 석등
2022년 05월 09일(월) 00:30
해외로 반출된 우리 문화재 환수 운동은 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법령에 따라 ‘국외 소재 문화재 재단’이 2012년 설립돼 해외 반출 문화재 조사 환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국내 문화재 반출과 환수 운동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광양 쌍사자 석등(雙獅子 石燈, 국보183호)은 문화재 수난사에서 빠지지 않고 거론될 정도로 유명하다. 석등은 원래 광양 옥룡면 중흥산성(中興山城)의 옛 절터에 석탑과 함께 있었다. 광양 옥룡면 옥룡보통학교 건립 후원회는 1930년 학교 건립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석등을 매각하려 했다. 석등 매각에 반대한 토지 소유주가 조선총독부에 신고한 덕분에 보물로 지정됐다. 이후 1937년 조선총독부 박물관, 경복궁 자경전, 경무대, 덕수궁 등을 거쳐 1990년 8월 국립광주박물관으로 옮겨져 전시되고 있다. 모두 7차례 이전을 거쳐 85년 동안 객지를 떠돌고 있으니 기구한 운명이다.

광양시민은 쌍사자 석등을 귀향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992년과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반환 운동을 벌인데 이어 지난해에는 광양문화원과 광양YMCA를 주축으로 지역 사회단체 등이 동참한 ‘백운산 쌍사자 석등 찾아오기 추진 협의체’를 구성했다. 타 지역도 예외가 아니어서 경남 김해 주민들은 국립경주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김해 대동면 덕산리 출토 ‘가야 인물형 토기’(국보 275호)를 지역으로 가져오려는 환수 운동을 벌이고 있다. 광주박물관과 마찬가지로 경주박물관 측도 보존 환경이 구축된 국립 시설에 보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환수 운동이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최근 김길용 전남도의원(광양3)은 광양 지역의 여망을 실현하기 위해 ‘전라남도 문화재 환수 활동 지원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조례안은 전남에서 반출된 국외 소재 문화재 환수를 포함해 국내 타 지역으로 반출된 지역 문화재 환수 활동의 지원에 관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문화재 환수 조례가 제정돼 지역 문화재 환수 운동이 활성화되고 문화재 소재 파악은 물론 지역 문화재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이 증폭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윤영기 특집·체육부 부국장 penfoot@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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