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 박성천 문화부 부국장
2022년 05월 02일(월) 01:00 가가
지난달 25일 76세로 별세한 작가 이외수는 ‘바보 같은 천재’ ‘광인 같은 기인’으로 불렸다. 1946년 경남 함양군에서 태어나 춘천교대를 자퇴한 그는 1972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1975년 ‘세대’지 신인 문학상을 받으며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올해는 등단 5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지만 안타깝게 고인은 주옥 같은 작품을 남겨 두고 독자들과 이별을 고했다.
이외수가 태어난 곳은 함양이지만 일반인에게는 ‘강원도 출신 작가’로 많이 알려져 있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여의고 본가가 있는 인제군에서 성장하고 춘천에서 30년 가까이 창작 생활을 한 때문이다. 2006년 이후부터 투병 이전까지는 화천군 상서면 다목리 감성마을에서 거주하며 글쓰기를 해 왔다.
생전의 작가는 지상파와 라디오, 광고 등 다양한 방송의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대중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했다. SNS에서 17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트위터 대통령’으로 불린 것은 그만큼 세상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많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더러 정치적 견해가 담긴 메시지 탓에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위트와 풍자로 일상에 지친 이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이외수의 작품은 미려한 문체와 섬세한 감성, 기발한 상상력의 조화라는 평가를 받는다. 첫 장편소설 ‘꿈꾸는 식물’을 비롯해 ‘들개’ ‘벽오금학도’ ‘황금비늘’ 등은 그러한 세계가 반영된 작품이다. 인간 존재의 본질과 구원에 대한 심미적인 탐색은 작가가 평생을 추구한 화두였다.
고인이 남긴 신조어 가운데 ‘존버’라는 말이 있다. ‘존재하기에 버틴다’는 의미를 지닌 말인데, 이외수는 스스로를 ‘존버 정신’의 창시자라 칭했다. 그러한 신조어를 비롯해 작가가 남긴 수많은 어록은 갈등과 전망 부재의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적잖은 위안을 준다. “인생이 깊어지기 위해서는 희망도 절망도 필요하다, 다만 포기란 놈의 유혹만 떨치면 반드시 기회는 온다, 쓰러질 때마다 일어나면 그만이지. 그대를 응원한다. 힘을 내라.”(‘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 중에서·해냄)
/ 박성천 문화부 부국장skypark@kwangju.co.kr
생전의 작가는 지상파와 라디오, 광고 등 다양한 방송의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대중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했다. SNS에서 17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트위터 대통령’으로 불린 것은 그만큼 세상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많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더러 정치적 견해가 담긴 메시지 탓에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위트와 풍자로 일상에 지친 이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 박성천 문화부 부국장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