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의 바다
2022년 04월 26일(화) 00:15 가가
6·1 지방선거가 본격화되고 있다. 각 정당의 후보 경선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당장 이번 주말부터 불꽃 튀는 경쟁전이 시작될 전망이다. 지난 대선에서 승리한 국민의힘은 여세를 몰아 지방선거에서의 압승을 노리고 있다. 반면, 뼈저린 패배를 겪은 민주당은 지방선거 승리를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만든다는 입장이다.
전반적인 흐름은 민주당에 그리 유리한 국면이 아니다. 대선 패배의 프레임에서 벗어날 계기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민심을 사로잡을 만한 리더십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놓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추진을 놓고 위장 탈당 논란에 빠지는 등 자중지란의 모습마저 보이고 있다. 민주당의 변한 모습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민심의 전반적 반응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호남을 제외하고 전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국민의힘도 지방선거 승리를 마냥 낙관하기는 어렵다. 대통령실 이전 논란 등을 시작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행보는 국민적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윤 당선인의 지지율은 40%대 초반까지 급락했다. 과거 대통령 당선인들의 지지율과 비교해 보면 역대 최저다. 여기에 초대 내각 후보자들을 둘러싼 각종 논란들도 악재로 꼽히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장관 후보자들의 각종 논란이 증폭되고 낙마가 이어진다면 지방선거 판세를 좌우할 직격탄이 될 수 있다.
흔히 민심을 바다에, 정치인이나 정당을 배에 빗대곤 한다. 바다는 거대한 배를 뛰우기도 하지만 단숨에 침몰시키기도 한다. 정치인들이 민심을 두려워해야 하며 그러지 못하면 위태로워진다는 뜻이다. 지난 대선이 그러했다. 아직도 민심은 편안치 못하다. 코로나19가 휩쓴 민생 경제는 만신창이고 삶의 여건은 여전히 고단하다. 민심의 바다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셈이다. 결국 거친 파도의 원인과 바람의 방향을 잘 헤아린 후보와 진영이 민심의 바다를 순항할 것이고, 지방선거의 승패도 거기서 갈릴 것이다.
/임동욱 이사 겸 선임기자 tuim@kwangju.co.kr
/임동욱 이사 겸 선임기자 tuim@kwangju.co.kr